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걷는 낭만적인 해변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준다. 하지만 오늘은 낭만적인 바다 풍경보다 더 간절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영일대 인근에 숨겨진 스시 맛집, ‘가정초밥’을 찾아 미식 여행을 떠나는 것!
사실 ‘가정초밥’은 꽤 오랫동안 내 위시리스트 상단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남구에서 시작해 입소문만으로 영일대까지 진출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일었고, 30년 일식 경력 장인의 손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이 끓어올랐다. 드디어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온 것이다.
영일대 해변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보물찾기처럼 숨겨진 ‘가정초밥’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 상가들 틈에 자리 잡은 아담한 외관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묘하게 풍기는 노포의 아우라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에메랄드 빛깔 어닝이 드리워진 모습은 마치 일본의 작은 스시야를 연상케 했다. 가게 앞에는 이미 2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만차인 관계로 잠시 해변가에 차를 대고 바다를 감상하며 웨이팅을 즐기기로 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아늑한 공간은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홀에는 세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남자 직원들은 형제처럼 닮아 보였고, 여자 직원은 털털한 매력이 돋보였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샐러드, 장국이 나왔다. 짭짤한 장국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지만, 묘하게 짠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메뉴판을 정독한 끝에, ‘모듬스시 B’와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메뉴는 가격대별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점심특선초밥이 사라진 점은 아쉬웠지만, 여전히 모듬초밥의 가성비는 훌륭하다는 이야기에 기대를 걸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스시가 등장했다. 나무 도마 위에 정갈하게 놓인 스시들의 자태는,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윤기가 흐르는 신선한 활어회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광어, 연어, 참치, 새우, 장어 등 다채로운 구성은 미식가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첫 번째 스시를 입으로 가져갔다. 싱싱한 활어의 촉촉함과 톡톡 터지는 밥알의 조화는, 입안에서 황홀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듯했다. 특히, 입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재료 하나하나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간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스시와 함께 제공된 미니 메밀 소바도 인상적이었다. 진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은, 스시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밥이 조금 끈적거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진상하는 경주쌀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밥알이 조금 더 고슬고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시 한 점, 맥주 한 모금. 꿀처럼 달콤한 시간이 흘러갔다. 시원한 생맥주는 스시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아쉬운 점은 생맥주 브랜드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맥주인지 알고 마셨다면, 그 맛을 더욱 음미할 수 있었을 텐데.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턱짓으로 계산대를 가리키는 직원의 모습은 조금 아쉬웠다. 맛과 분위기는 훌륭했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였다. 결제는 IC 카드와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EMV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가정초밥’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 훌륭한 맛,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는, 왜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포항 맛집인지 알 수 있게 해줬다. 비록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일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식사 후, 바닷가를 거닐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다음에는 장어덮밥과 어린이 돈가스, 고로케 등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고로케는 칵테일 새우와 마요네즈 필링이 들어있어 느끼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메뉴다.
포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영일대 ‘가정초밥’에 들러 신선한 스시를 맛보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단, 큰 간판이 없어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조새호 옆집, 라스베가스 유흥주점 1층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제 ‘가정초밥’은 내 마음속 ‘최애’ 스시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싱싱한 스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포항에서 맛있는 스시를 찾는다면, 주저 없이 ‘가정초밥’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