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칠프로칠백식당 영통직영점에 방문하는 날. 영통역 중심상가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 마치 미지의 실험실로 향하는 과학자처럼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오늘, 최고급 한우에서 어떤 과학적 풍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건물 3층부터가 주차장이라는 편리한 구조 덕분에 주차 스트레스 없이 곧장 식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후끈한 연탄화로의 열기가 느껴진다. 연탄, 그래 숯과는 또 다른, 강력한 화력으로 한우의 맛을 극대화해 줄 녀석이다. 마치 고기를 기다리는 실험 도구처럼 말이다.

메뉴판을 정독하며 어떤 조합으로 미각 실험을 진행할지 고민했다. 결론은 한우모둠, 육사시미, 그리고 짱아찌국수! 이 세 가지 메뉴가 칠프로칠백식당의 과학적 정수를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와인 콜키지가 프리라는 점은 매우 훌륭하다. 와인과 한우의 마리아주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환상의 조합이니까.
주문 후, 빠르게 기본 찬들이 세팅되었다. 겉절이, 깍두기, 깻잎 간장 절임, 파절이, 아삭이 고추 된장 무침… 하나하나 맛을 보니,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감칠맛을 돋우는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특히 깍두기의 숙성도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균의 활동이 만들어낸 예술이라고 칭할 만하다. 다만, 몇몇 찬의 염도가 약간 높은 점은 아쉬웠다. 나트륨 이온이 미각 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모둠이 등장했다. 쟁반 위에 펼쳐진 영롱한 마블링의 향연. 살치살, 안창살, 갈비살의 이상적인 조합은 시각적으로도 이미 훌륭한 미식 경험을 예고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마이야르 반응’ 실험에 돌입했다. 뜨겁게 달궈진 연탄 화로 위에 살치살을 올리자,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160도에 도달하는 순간, 살치살 표면에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마이야르 반응! 아미노산과 당이 결합하여 수백 가지 풍미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현상이다.
잘 익은 살치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혀 전체가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풍부한 육즙이 터져 나오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 특히 살치살에 풍부한 올레산은,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감칠맛은 글루타메이트, 이노신산과 같은 아미노산의 작용 덕분일 것이다.

다음 타자는 안창살. 살치살과는 또 다른, 묵직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안창살은 근섬유가 굵고,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 씹는 맛이 훌륭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저항감은 콜라겐 섬유 때문일 텐데, 적절한 온도에서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변하면서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갈비살 차례. 뼈에 붙어 있는 갈비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유리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서인지 더욱 진한 감칠맛을 자랑했다. 뼈 주변의 지방이 녹아들면서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깻잎 간장절임에 싸서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깻잎 특유의 향긋한 향은 테르펜 성분 때문인데, 소화를 돕고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아삭이 고추 된장 무침은 캡사이신 성분이 미량 함유되어 있어, 은은한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한우 모둠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음 실험 대상인 육사시미를 맞이할 시간. 칠프로칠백식당의 육사시미는, 신선한 붉은 빛깔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뭉티기 스타일로 두툼하게 썰어낸 육사시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배어 나왔다.
도축 직후의 신선한 고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은은한 단맛과 찰진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육사시미에 곁들여 먹는 마늘 기름장은, 알리신 성분이 풍미를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마지막 코스는 짱아찌국수. 더운 여름, 입맛을 되찾아줄 구원투수 같은 존재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시원한 국물은, 글루탐산과 호박산의 조화로 깊은 감칠맛을 냈다. 짱아찌의 새콤달콤한 맛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국수에 들어간 오이의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쌉쌀한 맛을 내면서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칠프로칠백식당의 음식들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최적의 온도, 그리고 각 재료가 가진 고유한 화학적 성분들이 만들어낸 완벽한 조화. 마치 잘 짜여진 화학 실험처럼, 모든 요소들이 정밀하게 계산되어 최고의 맛을 이끌어낸 것이다.
칠프로칠백식당 영통점에서,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과학적인 미식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연탄불의 화력, 마이야르 반응, 아미노산의 역할, 그리고 각 재료의 화학적 성분까지…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만들어냈다.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서비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깨끗하게 관리된 식당 내부 또한 플러스 요인이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곤드레밥과 된장찌개를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와인 콜키지 프리라는 점을 활용하여, 한우와 와인의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다시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칠프로칠백식당에서 경험한 과학적인 미식의 향연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수원 영통에서 이토록 훌륭한 한우 맛집을 발견하게 되다니! 마치 새로운 원소를 발견한 연금술사처럼, 뿌듯한 마음으로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