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에서 충암고등학교 방향으로 향하는 골목길, 그곳에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특별한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낡은 대우전자 간판을 그대로 내건 작은 우동집, 바로 ‘가타쯔무리’입니다. 간판에 그려진 달팽이 그림이 이곳의 정체성을 더욱 궁금하게 만듭니다. 가게 이름인 ‘가타쯔무리’는 일본어로 달팽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오픈 시간인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했지만, 이미 가게 앞에는 몇몇 손님들이 메뉴판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은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죠. 레트로한 분위기의 간판과 아담한 공간은 마치 일본의 작은 우동집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10명 정도 들어가면 꽉 차는 아담한 공간,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따뜻한 기운은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미리 메뉴를 주문하는 시스템 덕분에,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우동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인 셰프와 한국인 서버, 두 분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국제 커플인 듯한 두 분의 모습은 이 작은 공간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음을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메뉴는 심플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가케우동과 붓카케 우동, 각각 차갑게 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여 나만의 우동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붓카케 우동을 차가운 면과 차가운 국물로 선택하고, 유부조림과 반숙계란을 추가했습니다.
드디어 제 앞에 놓인 붓카케 우동. 짙은 갈색의 나무 쟁반 위에 정갈하게 놓인 우동 한 그릇과 곁들임 메뉴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면 위에 얹어진 곱게 다진 생강과 송송 썰린 파, 덴가쓰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작은 종지에 담긴 단무지는 소박하지만 정갈했습니다.
젓가락을 들어 면을 맛보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쫄깃함에 감탄했습니다. 면발은 흔히 생각하는 쫀득한 식감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딱 먹기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맑은 육수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했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가쓰오부시 향은 감칠맛을 더하며 입맛을 돋우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유부조림이었습니다. 달달한 간장 맛이 깊게 배어 있는 유부는 담백한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유부의 달콤함이 슴슴한 국물에 녹아들면서,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이 퍼져나갔습니다. 반숙 계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촉촉한 반숙 노른자를 톡 터뜨려 면과 함께 먹으니,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습니다.
가타쯔무리의 우동은 자극적인 맛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슴슴하면서도 은은한 맛은 마치 잘 만든 평양냉면을 처음 맛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간이 센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제 입맛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아담했지만, 곳곳에서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벽에 걸린 낡은 시계, 닷찌석 위에 놓인 시치미와 간장, 그리고 일본어로 쓰여진 메뉴판까지, 모든 요소들이 일본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주방 옆에는 우동 면을 직접 만드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셰프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현금 결제 시 할인을 해준다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동 한 그릇당 500원씩 할인해 준다는 말에, 마침 지갑에 있던 현금을 꺼내 결제했습니다. 작은 할인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가타쯔무리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점심시간에만 운영합니다. 게다가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게가 협소한 탓에 웨이팅은 거의 필수라고 합니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라는 것을,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가타쯔무리는 저에게 단순한 우동집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낡은 간판, 아담한 공간,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그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서울에서 맛보는 일본의 맛, 가타쯔무리에서 특별한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최근에는 유자 우동이라는 특별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상큼한 유자 향이 더해진 우동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유자 우동을 꼭 맛봐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미역귀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가타쯔무리의 우동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미끌미끌한 식감의 미역귀가 우동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역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가타쯔무리의 우동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가타쯔무리는 주차가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게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니, 차를 가지고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영업시간이 짧고 웨이팅이 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타쯔무리는 충암고등학교 [지역명] 근처, 서대문구에서 손꼽히는 [맛집] 우동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인 셰프가 만드는 정통 우동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가타쯔무리를 방문해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