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번개, 메뉴는 만장일치로 ‘오징어’였다. 사실, 그 이름이야 익히 들어왔다. 사당에서 오징어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청송산오징어”. 늘 웨이팅이 극악이라는 소문에 지레 겁먹고 발길을 돌리곤 했는데, 평일 저녁이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방문해보기로 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5시 40분,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0분 정도 웨이팅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가게 앞 수조에는 팔딱거리는 싱싱한 오징어들이 가득했고, 그 활기찬 모습에 기다림마저 설렘으로 바뀌었다. 마치 바닷가에 온 듯한 기분이랄까.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은 마치 정겨운 포장마차를 연상케 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사람의 대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지만, 오히려 그 소란스러움이 묘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고, 나 또한 그 흥겨움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할 것도 없이, 이곳의 대표 메뉴인 “산오징어회+찜” 세트를 주문했다. 싯가로 판매되는 메뉴라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서울에서 이 정도의 신선한 오징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따뜻한 미역국과 쌈장, 생마늘, 고추, 와사비, 그리고 초장. 소박하지만 오징어회와 찜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었다. 특히,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미역국은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위로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오징어회가 등장했다. 얇게 채 썰린 오징어회는 투명한 빛깔을 뽐내며 신선함을 자랑했고, 깻잎, 알배추, 오이 등 다양한 채소와 함께 접시에 담겨 나왔다.
나는 젓가락으로 오징어회와 채소를 듬뿍 집어 초장에 푹 담갔다. 그리고 한 입 가득 입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오징어의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초장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깻잎의 향긋한 향은 오징어회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마치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오징어를 맛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오징어회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징어찜이 나왔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오징어는 먹기 좋게 썰어져 있었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오징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쫄깃한 다리, 부드러운 몸통, 그리고 녹진한 내장까지, 오징어의 모든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통찜의 매력일 것이다. 특히,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인 내장은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고소하면서도 쌉싸름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마치 버터에 구운 듯 녹진하고 고소한 맛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오징어회와 찜을 번갈아 가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술잔은 비워져 있었다. 싱싱한 오징어와 맛있는 안주 덕분에 술이 술술 들어갔다. 친구들과 함께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무리로 바지락라면을 주문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고, 쫄깃한 면발은 허기를 달래주었다. 특히, 바지락의 시원한 맛이 국물에 깊게 배어 있어 더욱 맛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밖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나 또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청송산오징어는 좁고 시끄러운 공간이지만, 신선한 오징어와 맛있는 음식으로 모든 단점을 잊게 만드는 곳이었다. 서울에서 싱싱한 오징어를 맛보고 싶다면, 사당의 맛집 청송산오징어를 강력 추천한다. 다만, 웨이팅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평일 저녁 6시 이전이나, 주말 늦은 시간을 공략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일까.

다음에 방문한다면, 오징어회보다는 찜을 더 많이 시켜 먹을 것 같다. 물론, 회도 맛있었지만, 찜의 녹진한 풍미는 정말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금 결제를 하면 해물라면을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고 현금을 챙겨가도록 하자.
청송산오징어에서의 저녁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신선한 오징어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구들과의 웃음꽃.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행복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