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친구와 함께 임실 옥정호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푸른 하늘 아래 반짝이는 호수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 드라이브 코스도 좋았지만, 점심시간이 되니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옥정호 근처 맛집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최야식당’이었다. 이름부터가 뭔가 내공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친구도 나도 한정식 스타일을 좋아해서 망설임 없이 고고!
차를 몰아 식당 앞에 도착했는데, 넓은 주차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왠지 모르게 짜증부터 나는데, 여기는 그런 걱정 없이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식당 입구부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다육이 화분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작은 정원에 온 듯한 기분!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 자리가 눈에 띄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예술!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참게장 정식 2인분과 수육 정식 1인분을 주문했다. 사실 나는 참게장을 그리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친구가 워낙 좋아해서 반신반의하며 시켜봤다. 메뉴판을 보니 참게장 정식 외에도 수육 정식, 오리주물럭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다음에는 오리주물럭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메뉴판을 덮었다. 참고)
주문을 마치자마자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쟁반들이 테이블 위로 쉴 새 없이 날아온다. 아니, 이렇게 빨리 나올 수 있다고? 순식간에 테이블은 푸짐한 한 상 차림으로 가득 찼다. 밑반찬 종류만 해도 열 가지가 넘었다. 잡채, 김치, 샐러드, 나물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 감탄했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 색깔이 어찌나 곱던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게장이 등장했다. 짙은 간장 빛깔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참게장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큼지막한 참게 위에는 송송 썰어 올린 파와 고추가 앙증맞게 올려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참게 다리 하나를 들어 맛을 봤다. 맙소사! 내가 알던 그 비린 참게장이 아니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이 참게 살 속까지 깊숙이 배어 있었다. 전혀 비리지 않고, 오히려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같이 나온 김에 싸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진짜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친구는 역시나 참게장을 폭풍 흡입하기 시작했다. 게딱지에 밥을 쓱쓱 비벼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나도 질세라 게딱지 비빔밥을 한 입 가득 떠먹었다. 캬~ 이 맛이지! 참게장 특유의 녹진한 풍미와 밥알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수육도 빼놓을 수 없지! 뽀얀 자태를 뽐내는 수육은 잡내 하나 없이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특히 함께 나온 묵은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쌈 채소도 얼마나 신선하던지! 쌈을 몇 번이나 리필해 먹었는지 모른다. 셀프바에는 상추 외에도 다양한 쌈 채소가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특히 들깨가루를 넣어 끓인 시래기 된장국은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 된장국 한 숟갈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잡채는 살짝 마른 듯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니 따뜻한 누룽지가 나왔다. 구수한 누룽지로 입가심하니 정말 개운했다. 후식으로 나온 단호박 식혜도 빼놓을 수 없지! 많이 달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참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께서 너무나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물론이고,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나오면서 보니, 식당 입구 한쪽에는 다육이 하우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커피 한 잔 들고 다육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참고)

최야식당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 그리고 푸짐한 인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맛집이었다. 임실 옥정호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아, 그리고 여기 점심 장사만 한다고 하니, 시간 잘 맞춰서 방문해야 한다. 주말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조금 서둘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식당 문을 나섰다.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역시 여행은 먹는 게 남는 거라니까!

아 참, 매실차도 진짜 특이했다. 매실맛에 수정과맛이 살짝 나는 오묘한 조합!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차가 아니라서 더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옥정호 근처에 이런 숨겨진 임실 맛집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지역명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발견한 기분!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들을 많이 가봤지만, 여기만큼 만족스러운 곳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음에 또 옥정호에 놀러 갈 일이 있다면, 무조건 최야식당에 들러서 참게장 정식과 오리주물럭을 먹어야겠다. 그때는 부모님도 함께 모시고 가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려야지. 옥정호 드라이브 코스에 최야식당을 추가하는 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