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오늘 뭐 먹지?” 고민하다가, 이야기가 흘러흘러 ‘베이징덕’ 이야기가 나왔다. 다들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어 했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메뉴였지. 큰맘 먹고 을지로 맛집으로 소문난 “하인선생”으로 향했다. 솔직히 이름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다녀온 사람들마다 극찬을 하길래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문을 열자마자 웅장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넓은 홀에는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다른 손님들 방해 없이 우리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천장에는 격자무늬 장식이 되어있고, 샹들리에처럼 생긴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미지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럭셔리한 분위기!

자리에 앉자 따뜻한 차가 나왔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오직 하나, 베이징덕! 4인 기준으로 베이징덕 한 마리에 식사 메뉴를 추가하면 딱 좋다고 해서 그렇게 주문했다. 런치 세트도 괜찮아 보였는데, 우리는 베이징덕에 집중하기로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베이징덕 등장! 윤기가 좔좔 흐르는 오리 껍질이 시선을 강탈했다. 테이블 옆에서 직접 해체쇼를 보여주시는데, 그 모습이 정말 예술이었다. 얇게 저민 껍질을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능숙한 솜씨로 껍질과 살을 분리해 주시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가장 먼저 껍질을 맛봤는데,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기름기는 쫙 빠지고 고소한 풍미만 남아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같이 나온 야채와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전혀 없고, 오히려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고기는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퍽퍽함은 전혀 없고, 입에 넣는 순간 살살 녹았다. 껍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계속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지긴 했다. 그래서 식사 메뉴로 냉면을 주문했는데, 이게 진짜 신의 한 수였다.
여름 한정 메뉴라는 중국식 냉면은 꼭 먹어봐야 한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아삭아삭한 오이의 조화가 최고였다. 베이징덕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깔끔한 맛이었다. 냉면 전문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음식 맛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것 같고, 부모님 모시고 오기에도 손색없을 것 같다.
다음에 또 방문할 의사 200%다. 그땐 다른 요리들도 한번 먹어봐야지. 45000원 런치세트도 궁금하고, 다른 식사 메뉴들도 기대된다. 아, 그리고 창가 자리는 여름에는 좀 더울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는 더위를 많이 타는 친구 때문에 안쪽 자리로 옮겼다.
하인선생, 을지로에서 제대로 된 베이징덕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진짜 지역명 맛집 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