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어서 와! 힘들었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반기는 건, 정겨운 이모의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푸근한 기운이 감도는 이대 앞 ‘긴자료코’였어. 학교 다닐 때, 넉넉한 인심에 배부른 기억 안고 돌아가던, 딱 그런 밥집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되살리며, 든든하게 한 끼 채우고 싶어 찾아왔지.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안은 학생들로 북적거렸어. 혼자 온 학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온 학생들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 활기차 보였어. 나도 빈자리에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지. 돈까스, 우동, 덮밥…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바로 옆 테이블 학생들의 이야기였어. “여기 돈까스 진짜 맛있어!”, “나는 항상 크림우동 먹는데, 진짜 꿀맛이야!” 그래, 오늘은 돈까스랑 크림우동이다! 마음속으로 메뉴를 정하고, 종업원에게 주문을 했지. “여기 데미그라스 돈까스 하나랑, 명란 크림우동 하나 주세요! 아, 그리고 밥이랑 면은 1.5인분으로 부탁드려요!”
주문을 하고 나니, 가게 내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어. 벽에는 일본풍 그림들이 걸려 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느낌을 더해줬지. 혼자 와서 조용히 밥을 먹기에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 와서 수다를 떨기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미그라스 돈까스가 나왔어. 큼지막한 돈까스 위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데미그라스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고, 옆에는 샐러드와 밥이 함께 나왔지. 돈까스 크기 좀 봐! 완전 방패 수준이라니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의 정석이라고 할까.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잔치가 벌어지는 듯한 황홀경이 펼쳐졌어.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고, 데미그라스 소스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지. 느끼함은 전혀 없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어.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경양식 돈까스 맛이랑 비슷하다고 할까. 어찌나 맛있던지, 정신없이 돈까스를 해치웠어.

돈까스를 다 먹어갈 때쯤, 명란 크림우동이 나왔어. 커다란 그릇에 담긴 우동 위에 톡톡 터지는 명란이 듬뿍 올려져 있고, 김가루와 새싹채소가 보기 좋게 뿌려져 있었어.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훨씬 더 먹음직스러웠지.
우동 면발을 들어올려 후루룩 맛보니, 입에서 스르륵 녹는 듯한 부드러움에 깜짝 놀랐어. 크림 소스는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했고, 명란의 짭짤한 맛이 크림 소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지. 면발도 어찌나 쫄깃쫄깃하던지, 먹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

정신없이 돈까스와 크림우동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어. 1.5인분으로 시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 넉넉한 양 덕분에, 정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어. 게다가 맛까지 훌륭하니,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지.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정말 가성비 최고라고 칭찬할 만해.
다 먹고 나니, 옛날 생각도 나고 기분도 좋아서, 괜히 가게 안을 더 둘러봤어. 혼자 와서 밥 먹는 사람들을 보니, 옛날 내 모습 같기도 하고. 그땐 왜 그렇게 혼자 밥 먹는 게 어색했을까? 지금은 혼밥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 말이야.
가만히 보니, 남자 손님들이 꽤 많더라고. 아무래도 돈까스나 덮밥 같은 메뉴가 남자들 입맛에도 잘 맞나 봐.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하는 모습이, 왠지 멋있어 보이기도 했어.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행복했던 시간 덕분인 것 같아. 이대 앞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혹은 양이 푸짐하고 맛있는 돈까스를 먹고 싶다면, 자신 있게 ‘긴자료코’를 추천할게.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돌아오는 길, 괜스레 발걸음이 가벼워졌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힘을 내서, 다시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 역시 밥심은 위대해! 다음에 또 이대 올 일 있으면, ‘긴자료코’에 들러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그때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

아, 그리고 ‘긴자료코’는 재료도 신선하다고 하니, 더욱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재료의 신선도도 무시할 수 없잖아. 그런 면에서 ‘긴자료코’는 정말 합격점이야! 이대 맛집으로 인정!
오늘, 나는 ‘긴자료코’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어.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늘 하루 지치고 힘들었다면, ‘긴자료코’에 들러 맛있는 음식으로 위로받아 보는 건 어때? 분명 힘이 솟아날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