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골목길 숨은 보석, 덕클에서 만난 특별한 대만 맛집 기행

어스름한 저녁, 익선동의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오늘 향할 곳은 바로 ‘덕클(DUCKLE)’.
이곳은 평소 지인들이 한 시간 넘게 기다려 먹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곳이라,
2시쯤 다소 늦은 점심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링 앱으로 웨이팅을 해야 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만 현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인테리어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왁자지껄한 활기가 넘실대는 공간이었다.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살펴보니, 독특한 이름의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찍어놓은 음식 사진은 결정 장애를 더욱 심화시켰지만,
결국 크림짬뽕과 량멘, 그리고 가지튀김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음식들이 빠르게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테이블 위에 놓인 량멘
눈으로 먼저 맛보는 량멘의 향연.

가장 먼저 젓가락을 뻗은 것은 량멘이었다.
다진 고기 위에 크리미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고, 그 위로 채 썬 오이가 얹어져 있어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소스를 한 입 맛보니 짭짤하면서도 풍미가 깊었지만, 면과의 조화는 다소 아쉬웠다.
면은 일반적인 중식 면발이었는데, 소스의 강렬한 맛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진 고기와 크리미한 소스의 조합은 훌륭했고,
아삭한 오이가 느끼함을 잡아주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밸런스를 유지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크림짬뽕이었다.
붉은색 일색인 일반적인 짬뽕의 비주얼과는 전혀 다른, 뽀얀 크림색 국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입 국물을 맛보는 순간, ‘짬뽕은 무조건 빨갛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듯했다.
소기름의 깊고 진한 풍미와 함께, 각종 야채와 표고버섯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맛의 레이어가 입안 가득 펼쳐졌다.
살짝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느끼함마저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큼 훌륭한 맛이었다.
내가 먹어본 짬뽕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인 맛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크림짬뽕과 볶음밥
크림짬뽕, 그 부드러운 유혹.

마지막으로 맛본 가지튀김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지를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 내었는데,
튀김옷과 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솔직히 튀긴 가지는 실패하기 힘든 메뉴이긴 하지만, 이곳의 가지튀김은 특히 더 맛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하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양의 가지튀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매콤달콤한 가지튀김
입안에서 펼쳐지는 가지튀김의 향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면 요리에 사용되는 면은 일반적인 중식 면발이었고, 간은 적당히 강한 편이었다.
특히 크림짬뽕은 조만간 다시 먹으러 올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 내부의 공기가 다소 탁하다는 것이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탓인지, 쾌적한 느낌은 부족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독특한 분위기가 모든 단점을 상쇄시켜줄 만큼 매력적인 곳이었다.

며칠 후, 덕클에서 맛보았던 찹쌀 탕수육의 환상적인 맛이 자꾸만 떠올라 다시 한번 방문하게 되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앞은 웨이팅 손님들로 북적였다.
어쩔 수 없이 테이블링 앱에 대기 등록을 하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3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저녁 시간의 덕클 외관
저녁에도 빛나는 덕클의 간판.

이번에는 찹쌀 탕수육과 함께, 사천 크리스피 에그 누들과 탄탄멘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벼르고 벼르던 찹쌀 탕수육이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왜 다들 찹쌀 탕수육을 극찬하는지 알 수 있었다.
찹쌀은 쫄깃했고, 튀김옷은 놀랍도록 바삭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고기에서 육즙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탕수육에서 육즙을 느껴본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다른 메뉴들은 한 번 더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이 찹쌀 탕수육은 몇 번이고 다시 먹으러 오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사천 크리스피 에그 누들은 해물 소스에 바삭한 에그 누들이 곁들여진 요리였다.
에그 누들은 마치 라멘 면과 비슷한 식감이었는데,
계란 면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미끈거리는 해물 소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곳의 해물 소스는 짬뽕 맛과 불향이 느껴져서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맛이었지만, 찹쌀 탕수육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탄탄멘은 고기가 듬뿍 들어간 얼큰한 라멘 맛의 면 요리였다.
처음에는 진짬뽕과 비슷한 평범한 맛이라고 생각했지만,
테이블에 놓인 산초가루를 넣어 먹으니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변신했다.
산초가루 특유의 얼얼한 맛과 향이 더해지니,
정통 아시아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탄탄멘을 주문한다면, 반드시 산초가루를 넣어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윤기가 흐르는 가지 튀김
매콤한 소스가 곁들여진 가지 튀김.

두 번째 방문에서도 역시 가지튀김을 빼놓지 않았다.
사천 베이스의 양념이 튀김과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하지만 예전에 중국성이라는 곳에서 먹었던,
가지 속까지 고기 등 다진 소로 꽉 채워진 가지튀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곳의 가지튀김은 속이 텅 비어있는, 일반적인 가지튀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 자체는 훌륭하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덕클 메뉴판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덕클.

덕클은 주차장이 없고, 공간도 협소한 편이다.
하지만 독특한 메뉴와 훌륭한 맛, 그리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모든 단점을 잊게 만든다.
익선동에서 특별한 중식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덕클에 방문하여 대만 맛집 기행을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웨이팅은 필수이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곳이다.
익선동 데이트를 계획 중이라면, 덕클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다진 고기가 듬뿍 들어간 량멘
다진 고기와 소스의 완벽한 조화.
고소한 향이 가득한 다진 고기
입맛을 돋우는 다진 고기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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