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얼굴이나 한번 보자며.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추천한 곳은 임실읍에 위치한 “구족발”. 사실 족발은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친구의 강력 추천에 못 이겨 방문하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구족발’이라는 정감 있는 이름도 한몫했던 것 같다.
상가 건물에 넓게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로 향했다. 늦은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오히려 그 활기찬 분위기가 묘하게 마음을 들뜨게 했다. 이미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나도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아 그 즐거운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어졌다.

메뉴판을 보니 족발 외에도 보쌈, 점심 메뉴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족발과 쫄면이 함께 나오는 A세트를 주문했다. 메뉴를 주문하자마자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 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콩나물국, 샐러드, 김치 등 보기에도 정갈한 밑반찬들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특히 콩나물국은 칼칼한 맛이 족발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족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족발의 비주얼은 정말이지 감탄스러웠다. 쫄깃해 보이는 껍데기와 부드러워 보이는 살코기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족발과 함께 나온 쫄면 또한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족발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쫄깃함과 고소함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껍데기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살코기는 촉촉하면서도 담백했다. 특히 돼지 특유의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쫄면 또한 족발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새콤달콤한 쫄면과 쫄깃한 족발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족발을 먹다 보니 어느새 술병은 늘어가고, 족발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족발을 추가로 주문할까 고민했지만, 이미 배는 포화 상태였다. 2인분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2.5인분처럼 푸짐한 양 덕분에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족발 외에도 두툼한 목살로 만들어진 연탄 향 가득한 목살 구이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목살 구이의 비주얼이 너무나도 맛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젊은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단골들이 추천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임실읍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쌈을 주문할 때 보쌈 김치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짭짤하고 부드러운 보쌈 고기는 정말 맛있었지만, 김치가 생김치 정도 수준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보쌈 김치나 무김치 중 한 종류라도 함께 제공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가게 내부는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아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 방문하여 조용히 술 한잔 기울이기에 좋은 혼술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족발은 완벽한 맛집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저녁 식사 한 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특히 푸짐한 양과 친절한 서비스는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에게 전화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맛있는 족발도 먹고,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다음에는 꼭 족발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족발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푸짐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는 분명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었다. 임실읍에서 족발이 생각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구족발”을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