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학회 참석을 마치고, 뇌를 활성화시킬 만한 특별한 점심 식사를 찾아 나섰다. 며칠 동안 이어진 발표 준비로 인해 미각 피로도가 상당한 상태였다. 단순한 염분이나 캡사이신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깊은 고민 끝에, 나는 ‘인생식당’이라는 간판을 단, 독특한 카레 전문점을 향했다. 이곳은 단순한 인도 커리가 아닌, 일본식 카레를 선보인다고 했다. 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원인 내게, ‘다름’은 곧 ‘새로운 실험’을 의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후각 수용체를 자극하는 향긋한 카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자미로콰이의 경쾌한 재즈 선율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음악 선곡에 살짝 놀랐다.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인테리어는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소재 테이블과 의자가 편안함을 더했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어, 마치 잘 꾸며진 친구 집에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카레 종류가 다양했다. 비프 카레, 치킨 카레, 시금치 카레, 버터 치킨 카레… 마치 화학 실험에서 다양한 시약을 고르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반반 카레’와 사이드 메뉴인 ‘토마토 계란 해시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반반 카레는 치킨 야채 카레와 시금치 치즈 카레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메뉴였다.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과학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문 후, 식전 빵이 나왔다. 얇게 구운 토스트에 딸기잼과 땅콩잼이 발라져 있었다. 단순한 조합이지만,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빵을 씹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손님들은 저마다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연인끼리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혼자 와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가 등장했다. 반반 카레는 보기에도 훌륭했다. 한쪽에는 먹음직스러운 치킨 야채 카레가, 다른 한쪽에는 진한 녹색의 시금치 치즈 카레가 담겨 있었다. 카레 위에는 반숙 계란 프라이가 얹어져 있었고, 튀긴 마늘 슬라이스와 다진 견과류가 뿌려져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마치 잘 설계된 분자 구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먼저 치킨 야채 카레부터 맛보았다. 닭고기는 부드러웠고, 야채는 신선했다. 카레는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정성껏 끓인 듯한 깊이였다. 향신료의 황금비율은 당연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니, 은은한 단맛은 채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듯, 닭고기 표면에는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풍미가 더욱 깊어진 듯했다.
다음으로 시금치 치즈 카레를 맛보았다. 진한 녹색의 카레는 시금치의 향긋함과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냈다. 시금치의 엽록소는 항산화 작용을 돕고, 치즈의 칼슘은 뼈 건강에 도움을 준다.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평소 풀 맛에 강하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꽤나 인상적인 맛이었다.
밥알 한 톨까지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카레의 풍미는 혀의 미뢰를 자극하고, 뇌의 보상 중추를 활성화시켜 행복감을 선사했다. 마치 엔도르핀이 과다 분비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카레를 다 먹고 나니,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활력을 되찾은 듯했다. 역시, ‘인생식당’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곳이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토마토 계란 해시포테이토도 훌륭했다.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와 바삭한 해시포테이토, 그리고 신선한 토마토의 조합은 완벽했다. 스크램블 에그는 80도에서 조리되어 단백질 변성이 최소화되었고, 해시포테이토는 180도에서 튀겨져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이 메뉴 역시 맛과 영양을 모두 고려한 듯했다.

식사를 마치니, 후식으로 요거트와 펜넬(회향) 씨앗이 나왔다. 요거트는 유산균이 풍부하여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펜넬 씨앗은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 특히, 이곳의 요거트는 시판 제품과는 차원이 달랐다. 질감은 매우 부드러웠고,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완벽했다. 유산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 덕분인 듯했다. 펜넬 씨앗을 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독특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은 친절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음식은 입에 맞으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카레의 풍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저희 카레는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여 끓이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납니다.”라고 설명해주셨다.
가게를 나서며, 나는 다시 한번 ‘인생식당’의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과 분위기, 그리고 친절함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킨텍스에 방문할 때마다 부대찌개나 설렁탕만 먹었던 과거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곳에서 카레를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치 새로운 연구 과제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었다.
‘인생식당’에서의 식사는 내게 단순한 점심 식사를 넘어선, 미각과 감각의 융합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뇌를 활성화시키고,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카레와 커피를 맛보러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맛의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총평: 일산 대화에서 만난 맛집, ‘인생식당’은 훌륭한 카레 맛과 따뜻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카레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킨텍스 방문 시, 색다른 일본식 카레 경험을 원한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