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길, 붉게 물든 노을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겹겹이 쌓인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빛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분청마루라는 중식당, 그곳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생각에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도착한 식당은 생각보다 훨씬 웅장하고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2층에 자리 잡은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식당 문을 열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짜장면 냄새와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중식 요리들 사이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굴짬뽕이었다. 왠지 오늘처럼 쌀쌀한 날씨에 딱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굴짬뽕이 내 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굴과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붉은 고추와 파, 버섯이 색감을 더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나를 어서 맛보라고 유혹하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올리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물 한 모금을 입에 넣는 순간, 온몸으로 따뜻함이 퍼져나갔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은 굴 특유의 풍미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불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짬뽕의 깊이를 더하는 듯했다. 과하지 않은 매콤함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면발은 쫄깃하고 탄력 있었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면을 흡입하니 입안 가득 퍼지는 짬뽕의 풍미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굴은 어찌나 신선한지,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겨왔다. 탱글탱글한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쭈꾸미와 오징어 또한 부드럽게 씹히며 짬뽕의 풍성함을 더했다. 면과 해산물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굴짬뽕과 함께 주문한 탕수육도 빼놓을 수 없다. 분청마루의 탕수육은 옛날 탕수육 스타일로, 튀김옷이 바삭하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소스 없이 탕수육만 먹어보니, 튀김옷에서 느껴지는 고소함과 돼지고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달콤새콤한 소스에 탕수육을 푹 찍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쫄깃한 돼지고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탕수육 위에 올려진 채 썬 양파와 당근, 양배추는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어 탕수육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튀김옷은 보기 좋게 노릇하게 튀겨져 있었고, 얇게 채 썬 양파와 보라색 양배추, 당근이 탕수육 위에 흩뿌려져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다만, 탕수육 튀김옷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른인 내 입맛에는 바삭한 식감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분청마루에서는 반찬 코너에서 파김치를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짬뽕과 탕수육을 먹는 중간중간, 매콤하고 시원한 파김치를 곁들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식당을 나섰다. 어느덧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오산 분청마루에서 맛본 굴짬뽕과 탕수육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분청마루에 방문하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그땐 매운맛 옵션을 추가하여 더욱 얼큰한 짬뽕을 즐겨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