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날씨다. 이럴 땐 시원한 음식이 절실해진다. 알고리즘의 인도였을까,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콩국수 사진 한 장이 내 발길을 전주로 향하게 했다. 3시까지 영업이라기에 부랴부랴 서둘렀지만, 아쉽게도 첫 번째 시도는 실패.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다음 날 다시 방문하여 ‘태평집’에서의 혼밥에 드디어 성공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박힌 ‘태평집’이라는 글자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반가움이랄까. 가게 앞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손님도 꽤 있어서 다행히 뻘쭘함은 덜했다. 회전율이 좋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큰 기대 없이 기다려 보기로 했다.
입구에서 메뉴를 먼저 주문하고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콩국수와 소바가 유명하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고민 끝에 콩국수를 선택했다. “혹시 설탕 넣어드릴까요?” 직원의 질문에, 평소 소금파인 나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원래 주는 대로 먹어보자’라는 생각에 설탕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문이 완료되니, 마치 패스트푸드점처럼 속전속결이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앉기에 부담스러운 자리는 없었다. 혼밥 레벨은 ‘하’ 정도라고 할까? 4인 테이블이 대부분이었지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해 자연스럽게 자리를 안내해 주는 분위기였다.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혼자 온 나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밝게 빛나고 있었고, 에어컨 덕분에 시원함이 유지되었다.
물과 반찬은 셀프 서비스였다. 김치, 깍두기, 단무지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먹을 만큼만 덜어오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깍두기, 큼지막하게 썰어낸 무의 아삭함과 적당히 익은 맛이 콩국수와의 환상적인 조합을 예감하게 했다. 김치는 겉절이 스타일로,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았다.

드디어 콩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콩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뽀얀 콩 국물 위에는 검은 메밀 면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고, 콩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마치 인절미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었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콩 국물을 보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뽀얀 콩 국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맛보니, 진하고 고소한 콩 국물에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다. 설탕을 넣어서 달달한 콩국수는 처음이었는데, 예상외로 맛있었다. 마치 고구마를 김치와 함께 먹는 듯한 조화로운 맛이랄까. 콩가루는 콩 국수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콩 국물은 마치 크림처럼 부드러웠다.
메밀 면은 쫄깃쫄깃했다. 콩 국물과 함께 후루룩 마시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이 일품이었다. 면발에도 콩 국물이 잘 배어 있어, 콩 국수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양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 곱빼기를 주문하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를 것 같았다.

함께 나온 김치와 깍두기는 콩국수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맵지 않고 시원한 김치는 달콤한 콩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아삭한 깍두기는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역시 콩국수는 김치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혼자였지만, 콩국수를 즐기는 데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콩국수의 맛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원한 콩국수를 먹으니, 더위도 잊혀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졌다. 역시 여름에는 콩국수 만한 음식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콩국수를 먹던 중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띄었다. 테이블에 놓인 앞치마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것. 깨끗하게 세탁되지 않은 듯한 앞치마는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콩국수의 맛은 훌륭했기에,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태평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전주 “맛집” 답다.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공간이 넓지 않아 주차하기가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맛있는 콩국수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태평집에서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는 더위에 지친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혼자였지만,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괜찮다. 전주에 다시 온다면, 태평집에 들러 이번에는 소바를 맛봐야겠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 성공!

총평:
태평집은 전주에서 유명한 콩국수 “맛집”으로, 진하고 고소한 콩 국물과 쫄깃한 메밀 면이 일품이다. 특히 설탕을 넣어 먹는 콩국수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이며, 가격 대비 양도 푸짐하다. 다만, 앞치마 상태와 주차 공간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맛있는 콩국수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다음에는 꼭 소바를 먹어봐야지!
혼밥 지수:
* 혼밥 난이도: 하
* 1인분 주문: 가능
* 카운터석 유무: 없음
* 혼자라도 눈치 안 보이는 분위기: O
꿀팁:
* 콩국수 주문 시 설탕 넣을지 여부를 미리 말해야 한다.
*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 김치, 깍두기와 함께 콩국수를 먹으면 더욱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