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 거하게 소고기를 먹기로 한 약속만 아니었다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점심은 간단하게 칼국수나 한 그릇 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섰는데… 여기, 진짜 ‘얼씨구 바다칼국수’는 상상 초월이었다. 간단하게 먹자던 우리는 결국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숟가락을 놓지 못했다. 전주에 이런 맛집이 숨어있었다니!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갔는데, 엥? 엉뚱한 곳을 가리키는 거다. 알고 보니 이전하기 전 주소를 알려주는 듯했다. 당황하지 않고 바로 사장님께 전화했더니, 친절하게 위치를 설명해주셨다. 역시 맛집은 이런 친절함부터 남다르다니까. 시장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된다고 하셨다. 드디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바다칼국수” 글자가 어찌나 반갑던지!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스캔했다. 바지락칼국수, 바지락회무침, 해물파전… 고민할 필요도 없이, 우리 6명은 바지락칼국수 4인분과 바지락회무침 한 접시, 그리고 해물파전까지 주문했다. 점심부터 완전 풀코스 각!
주문하자마자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와… 이 집 밑반찬부터 심상치 않다. 콩나물, 김치, 깍두기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무청 말린 거! 칼국수 옆에 얌전히 놓여 있는데, 이거 진짜 요물이다. 짭짤하면서도 꼬득꼬득한 식감이 완전 내 스타일!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거라고. 역시 손맛이 남다르다.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보성 생막걸리도 한 잔 맛봤다. 캬~ 이 맛이지! 시원하고 청량한 막걸리가 칼국수랑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운전해야 하는 친구들은 아쉽지만 패스. 나 혼자 신나게 들이켰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지락칼국수가 등장했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비주얼이 진짜 예술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도 맛있어 보였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쩐다!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맛봤는데… 와… 이거 진짜 미쳤다!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 바지락의 시원한 맛이 그대로 우러나 있어서 진짜 끝내준다. 손으로 직접 반죽했다는 칼국수 면발은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것 같다. 면발 진짜 레전드다.
바지락도 엄청 많이 들어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바지락을 하나씩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솔직히 말하면 바지락 자체가 엄청 크거나 고급 품종은 아니지만, 6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불평할 수가 없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진짜 혜자스럽다.

함께 나온 된장뚝배기도 맛있다. 칼국수랑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 칼국수 국물과는 또 다른 깊이감이 느껴진다.
바지락회무침 비주얼도 장난 아니다. 새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바지락과 채소가 산처럼 쌓여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침샘 폭발! 참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서 고소한 냄새도 솔솔 풍긴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한 입 크게 먹어봤다. 캬~ 이거 진짜 대박!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잃어버렸던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맛이다. 쫄깃쫄깃한 바지락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도 환상적! 특히 참깨의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진짜 멈출 수 없는 맛이다.
회무침을 시키면 맑은 바지락국도 함께 나온다. 칼국수 국물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맑고 깔끔한 국물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칼국수는 면 위주로 먹고, 이 맑은 국물은 내가 거의 다 마셔버렸다.

사장님께서 회무침을 시키면 밥에 기름을 넣고 비벼 먹을 수 있게 해준다고 했는데, 우리는 너무 배불러서 밥은 패스했다. 그냥 회무침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해물파전이 나왔다. 엄청 크고 두툼한 비주얼에 깜짝 놀랐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진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오징어랑 조갯살도 듬뿍 들어있어서 씹는 맛도 좋다.

다만 기름에 튀기듯이 구워서 살짝 느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식기 전에 빨리 먹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워낙 배가 불렀던 터라, 파전은 조금 남겼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아깝다…
우리 모두 밑반찬에는 거의 손도 안 댔다. 메인 메뉴들이 너무 맛있어서 밑반찬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특히 그 맛있다는 무청 말린 것도… (사장님 죄송해요…)
총 6명이서 바지락칼국수 4인분, 바지락회무침 1접시, 음료수 2병, 해물파전까지 시켜서 총 7만 5천원이 나왔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2천원을 더 빼주셨다. 가격, 맛, 친절도 모두 최고다.

양이 적어서 많이 먹은 게 아니다. 진짜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저녁에 소고기 먹기로 했는데, 너무 배불러서 어쩌나…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전주에 이런 숨겨진 맛집이 있었다니! 진짜 발견한 기분이다. 앞으로 전주 갈 일 있으면 무조건 여기는 다시 들를 거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완전 적극 추천한다. 특히 칼국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가봐야 한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또 한 번 감동했다. 맛도 맛이지만, 이런 친절함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맛집인 것 같다. 얼씨구 바다칼국수, 진짜 전주 맛집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