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넘치는 구림의 숨은 보석, 진도식당에서 맛보는 어머니 손맛 백반 맛집

아이고, 순창에 볼일이 있어 나섰다가, 꼬불꼬불 정겨운 시골길 따라 구림까지 흘러 들어갔지 뭐여. 배꼽시계가 어찌나 요란한지, 밥 때를 놓칠 수가 없었어. “구림 맛집”을 잽싸게 검색해보니, 웬걸, 현지 주민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백반집이 있는 게 아니겠어? 이름하여 ‘진도식당’. 간판부터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이, 딱 내 스타일이다 싶었지.

차를 대놓고 보니, 가게 앞에 정겹게 쌓여있는 플라스틱 상자들이 눈에 띄더라고. 짐작건대,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들을 공수해 오시는 모양이야. 낡은 외관과는 달리, 묘하게 풍겨 나오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냉큼 안으로 들어섰지.

진도식당 외부 모습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진도식당 간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손님들로 북적북적하더라. 동네 어르신들부터, 등산복 차림의 여행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진 백반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어.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백반이 1인분에 만 원! 으음, 예전에는 더 저렴했던 모양인데, 물가가 오르긴 올랐나 보네. 그래도 이 정도 푸짐한 밥상이라면, 만 원이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자리를 잡고 앉아 백반 두 개를 시켰더니, 앳된 얼굴의 젊은 사장님 부부가 친절하게 맞이해주셨어. 주문을 마치기가 무섭게, 쟁반 가득한 반찬들이 눈 깜짝할 새에 테이블을 채우는데, 이야, 이거 완전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 아니겠어?

푸짐한 백반 한 상 차림
반찬 가짓수만 무려 15가지가 넘는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푸짐한 밥상!

반찬 종류가 무려 15가지가 넘어. 김치, 나물, 볶음, 조림… 없는 게 없더라. 하나하나 얼마나 정갈하게 담겨 있는지, 주인장의 손맛과 정성이 느껴지는 듯했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미밥은 또 어떻고. 딱 봐도 갓 지은 밥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가득했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 토란 줄기 무침이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에, 나도 모르게 젓가락이 멈추질 않더라. 아삭아삭한 콩나물무침, 매콤달콤한 오징어젓갈, 고소한 깻잎장아찌… 하나하나 맛보는데, 정말이지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그대로였어.

다양한 반찬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뜨끈한 된장국 한 숟갈 뜨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깊고 구수한 맛이, 정말이지 일품이더라. 밥 위에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지. 간이 살짝 센 편이긴 했지만, 그게 또 시골밥상의 매력 아니겠어?

특히 좋았던 건, 호박잎 찜이었어. 푹 쪄낸 호박잎에, 강된장을 슥슥 비벼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호박 향이 정말 최고였지. 어찌나 맛있던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어.

푸짐한 반찬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맛.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사장님께 “혹시 반찬 리필도 되나요?” 여쭤봤더니, “아이고, 그럼요! 얼마든지 더 드세요!” 하시면서,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시더라. 토란 줄기 무침이 너무 맛있어서, 염치 불고하고 한 번 더 부탁드렸지.

솔직히 말해서, 식당 내부는 요즘 식당들처럼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은 아니었어. 파리도 좀 날아다니고, 위생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도 없잖아 있었지. 화장실도 식당 안에 있는 게 아니라, 근처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고. 하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들을 잊게 할 만큼, 밥맛 하나는 정말 끝내줬어.

식당 내부 풍경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반찬 리필은 셀프’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더라고.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현금으로 계산을 하고 나왔어.

진도식당, 겉모습은 허름하지만, 그 안에 담긴 맛과 정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해. 요즘처럼 물가가 비싼 시대에, 만 원으로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밥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야. 순창, 구림 근처에 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길 바라.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메뉴판
진도식당 메뉴판. 백반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아, 그리고! 혹시 진도식당에 가기 전에, 전화로 미리 영업하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야. 워낙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거든. 그리고,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망설여질 수도 있다는 점도 미리 알려줄게. 하지만, 나는 그런 사소한 것들은 다 잊을 만큼, 맛있는 밥을 먹고 와서 정말 만족스러워.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진도식당, 잊지 못할 구림의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 놨다. 다음에 또 순창에 올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야지. 그땐 오징어볶음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맛있는 밥 한 끼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밥 스타일 백반

참, 그리고! 진도식당 근처에는 회문산이라는 멋진 산도 있으니, 식사 후에 가볍게 등산하는 것도 좋을 거야. 나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갔지만, 다음에는 꼭 한번 들러보고 싶어.

아무튼, 오늘 점심은 정말 만원의 행복이었어! 여러분도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칠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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