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텅 빈 시간을 마주하고 문득 어린 시절 할머니 댁 툇마루에 앉아 즐기던 푸짐한 쌈밥이 떠올랐다. 싱싱한 채소에 갓 지은 밥을 올리고,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마무리했던 그 소박하면서도 풍성한 맛. 잊고 지냈던 그 맛을 찾아, 수원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맛집으로 향했다.
발걸음을 옮긴 곳은 넓은 주차장을 갖춘 한식 뷔페 스타일의 식당이었다. 주차장이 넓음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분주한 모습에서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발렛비 천 원을 지불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첫인상은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고추장불고기, 쭈꾸미볶음, 명태코다리 등 다양한 메인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쌈밥집에 왔으니, 당연히 쌈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골라야겠지. 고민 끝에 고추장불고기와 쭈꾸미볶음을 주문했다. 메뉴를 주문하고 샐러드바로 향했다. 싱싱한 쌈 채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상추, 깻잎, 배추 등 다양한 종류의 쌈 채소가 준비되어 있었고, 모두 신선하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쌈 채소 외에도 잡채, 버섯탕수, 겉절이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쌈 채소 코너로 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싱싱한 채소들을 보니 저절로 입맛이 다셔졌다. 넉넉하게 쌈 채소를 담고, 함께 곁들여 먹을 반찬들도 조금씩 담아왔다. 자리에 돌아오니, 어느새 메인 메뉴인 고추장불고기와 쭈꾸미볶음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붉은 양념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고추장불고기와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쭈꾸미볶음.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고등어구이도 함께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해볼까. 가장 먼저 싱싱한 쌈 채소에 밥을 올리고, 고추장불고기를 듬뿍 올려 쌈을 싸서 입으로 가져갔다. 아삭한 쌈 채소의 식감과 매콤달콤한 고추장불고기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말 꿀맛이었다. 쭈꾸미볶음 역시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쫄깃한 쭈꾸미의 식감도 훌륭했다.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매운맛도 중화되고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기본 찬으로 제공되는 고등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갓 지은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토마토장아찌는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맛이었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버섯탕수도 바삭하고 고소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정신없이 쌈을 싸 먹고, 반찬들을 맛보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뷔페에는 숭늉과 식혜, 술빵 등 다양한 후식도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숭늉으로 속을 달래고, 달콤한 식혜로 입가심을 했다. 술빵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정말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가는 길에 보니, 1층에서는 쌈 채소와 장아찌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맛있게 먹었던 토마토장아찌가 눈에 띄었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먹기 위해 토마토장아찌를 하나 구입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1인당 2만원이 넘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주차장이 협소한 편이라, 붐비는 시간에는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수원에서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즐기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싱싱한 쌈 채소와 정갈한 반찬들, 그리고 다채로운 메인 메뉴들은 분명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다음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 지역명을 대표하는 맛집이라고 감히 칭할 만하다.
오늘, 나는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맛을 되찾았다.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푸짐한 쌈밥 한 상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수원의 어느 한적한 곳에서 만난 이 쌈밥집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