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콧바람 쐬러 천안으로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오로지 하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시원한 새뱅이찌개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이었죠. 천안 북면에는 그 옛날 맛을 그대로 간직한 식당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이름하여 ‘북면골’. 이름부터가 정겹지 않나요?
차가 뜸한 한적한 길을 따라 들어가니, 드디어 ‘북면골’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차장도 넉넉하니, 마음 놓고 찾아올 수 있겠더라구요.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푸근한 분위기가 저를 반겼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니, 새뱅이찌개는 물론이고 부대찌개, 쭈꾸미볶음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목표는 오직 새뱅이찌개! 2인분을 주문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대찌개도 하나 시켜봤습니다. 욕심쟁이 할머니처럼 이것저것 다 맛보고 싶었거든요.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쫙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야, 반찬 인심 한번 후하네요! 보기만 해도 입맛이 확 도는 양배추 김치, 고추찜 무침… 하나하나 어찌나 정갈하고 맛있던지,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습니다. 특히 양배추 김치는 아삭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고추찜 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죠.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뱅이찌개가 등장했습니다.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 안에는 민물새우와 갖은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있었습니다. 쑥갓인지 미나리인지, 향긋한 채소가 듬뿍 올라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이 맛이야! 시원하고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죠. 톡톡 터지는 새뱅이의 식감도 재미있고, 국물에 푹 적셔진 수제비는 얼마나 쫄깃한지!

사실 저는 민물새우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특유의 비린 맛 때문이었죠. 그런데 북면골 새뱅이찌개는 달랐습니다. 전혀 비린 맛이 없고, 오히려 새우 특유의 감칠맛이 국물에 깊게 배어 나와 정말 맛있었습니다. 23살 젊은 친구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라니, 말 다 했죠.
뚝배기 안에는 김치도 잘게 다져서 들어가 있었는데, 이게 또 국물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더라구요. 대파도 송송 썰어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구요. 정말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든 느낌이었습니다.

새뱅이찌개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부대찌개도 나왔습니다. 커다란 냄비에 햄, 소시지, 라면 사리, 떡, 두부 등등… 정말 푸짐하게 들어있었습니다. 국물을 한 입 먹어보니, 이야… 이것도 맛있네! 예상 가능한 맛이라고는 하지만, 햄과 소시지의 짭짤한 맛과 김치의 칼칼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특히 햄 종류가 다양하게 들어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얇게 썰린 햄은 국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톡톡 터지는 소시지는 씹는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라면 사리도 빼놓을 수 없죠.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을 호호 불어가며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사실 부대찌개는 어딜 가나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북면골 부대찌개는 뭔가 특별했습니다. 아마 육수 비법이 따로 있는 것 같았어요. MSG를 안 넣었는지,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습니다.
새뱅이찌개와 부대찌개, 두 가지 메뉴 모두 너무 맛있어서 정말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양이 적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제 기준에는 충분했습니다. 남자 셋이서 사리까지 추가해서 먹으면 정말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배는 불렀지만, 막국수 맛도 궁금해서 하나 시켜봤습니다. 살얼음 동동 뜬 육수에 김가루와 채소가 듬뿍 올려져 나온 막국수. 비주얼은 합격이었습니다. 슥슥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이야… 시원하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입맛을 확 살려주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막국수는 제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면이 조금 덜 삶아진 것 같기도 하고, 양념 맛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다른 분들은 맛있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냥 쏘쏘했습니다.
아, 그리고 쭈꾸미볶음도 많이들 드시는 것 같더라구요. 쭈꾸미가 오동통하고 탱글탱글하다는데, 쑥갓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합니다. 볶음밥도 꼭 먹어야 한다는데, 저는 배가 너무 불러서 볶음밥까지는 못 먹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꼭 쭈꾸미볶음이랑 볶음밥을 먹어봐야겠어요.

맛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서비스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바쁘셔서 그런지, 친절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그래도 음식 맛은 좋으니, 다음에도 또 방문할 의향은 있습니다.
북면골은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식당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습니다. 건강해지는 맛이라고 칭찬하는 분도 계시던데, 저도 MSG 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북면골 근처에는 시골손두부라는 식당도 있는데, 여기도 꽤 괜찮다고 합니다. 50미터 거리에 있으니, 북면골에서 식사하고 시골손두부에서 후식으로 두부 요리를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천안에서 맛있는 찌개와 볶음을 맛보고 싶다면, 북면골에 한번 방문해보세요. 특히 새뱅이찌개는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따뜻한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돌아오는 길,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맛있는 음식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북면골에서 느꼈던 정겨운 분위기 때문이겠죠. 마치 고향에 다녀온 듯 푸근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습니다.
천안 북면에서 맛있는 찌개와 볶음을 맛보고 싶다면, 북면골! 잊지 마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