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대전 중리동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영미포차’. 며칠 전부터 지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곳이라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낡은 간판에서 풍기는 세월의 흔적은 왠지 모를 따뜻함과 정겨움을 느끼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웃음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며 기분 좋게 나를 맞이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다양한 메뉴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모습에서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테이블마다 놓인 호박전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호박전을 시켜 먹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여기 호박전 하나 주세요!”라고 외쳤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박전이 테이블에 놓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호박전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호박전 한 조각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호박 향과 달콤함, 그리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호박전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함이 더해져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호박전과 함께 막걸리가 빠질 수 없지. 메뉴판을 보니 ‘증약막걸리’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왠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특별한 느낌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곧이어 나온 증약막걸리는 뽀얀 빛깔을 자랑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잔에 술을 따르자 은은한 단내와 함께 청량한 탄산이 기포를 만들며 올라왔다. 한 모금 마셔보니, 부드러운 목 넘김과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호박전과의 궁합이 환상적이었다. 달콤한 호박전과 시원한 막걸리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면서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호박전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음 메뉴를 고민했다. 옆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고갈비가 눈에 들어왔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에 이끌려 고갈비를 주문했다. 잠시 후, 빨간 양념을 듬뿍 바른 고갈비가 등장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잘 구워진 고갈비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고갈비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먹던 추억이 떠올랐다. 뼈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고갈비는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고갈비를 먹다 보니, 또 다른 메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번에는 돈까스를 주문해 보기로 했다. 영미포차에서는 돈까스 또한 인기 메뉴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돈까스는 바삭하게 튀겨져 나왔고,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났다.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화가 훌륭했다. 소스 또한 돈까스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돈까스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영미포차의 메뉴들은 하나같이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덕분에 여러 명이 함께 와서 다양한 메뉴를 맛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음식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 내부를 둘러보았다. 벽면에는 다양한 낙서들이 가득했다. 손님들이 남긴 추억과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오래된 포스터와 소품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정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영미포차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과 직원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줬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영미포차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기분이었다. 영미포차는 맛, 가격,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영미포차를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곳, 영미포차. 그때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특히, 닭똥집튀김과 동태탕, 그리고 돼지두루치기의 풍미가 궁금하다. 오늘 맛본 음식들의 여운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대전 중리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영미포차에 들러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