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부터가 정겹지 뭐여. 해바라기 그림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어릴 적 할머니 댁 담벼락에 핀 해바라기를 보는 것 같았어. 포항 오천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배가 출출해서 밥집을 찾는데, 어찌나 눈에 띄던지. 망설일 틈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지.
문을 열자마자, “어서 오세요~” 하는 밝은 인사에 기분이 확 풀리더라. 테이블은 자그마했지만,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참 좋았어. 벽이며 천장이며, 구석구석 정성이 느껴지는 소품들 덕분에, 마치 일본 드라마에 나오는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

메뉴판을 받아보니, 일본 가정식 덮밥 종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더라고. 스테이크 덮밥, 장어 덮밥, 텐동…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뿐이라, 한참을 고민했지. 원래 연어 오반자이가 그렇게 인기라는데, 내가 갔을 때는 이미 다 나가고 없다는 거 있지. 아쉬운 대로, 스테이크 덮밥이랑 텐동을 시켜봤어.
주문을 하고 나니, 따뜻한 물수건이랑 숭늉을 먼저 내주시더라고. 숭늉 한 모금 마시니, 속이 따뜻해지는 것이, 밥 먹을 준비가 제대로 되는 기분이었어. 밑반찬도 하나둘씩 나오는데, 어쩜 그렇게 정갈하고 예쁘게 담겨 나오는지. 색감도 어찌나 곱던지,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 덮밥이 나왔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스테이크가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였어. 깍둑썰기된 스테이크 위에는 윤기가 흐르는 소스가 발라져 있고, 곁들여진 채소와 와사비가 색감의 조화를 이루는 게, 정말 예술이었지.

스테이크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는 말이 딱 맞더라. 질기지도 않고, 어찌나 부드럽던지. 밥이랑 같이 먹으니, 달콤 짭짤한 소스 맛이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어. 느끼할까 봐 걱정했는데, 와사비 톡 얹어 먹으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텐동도 비주얼이 장난 아니었어. 새우튀김, 버섯튀김, 꽈리고추튀김 등, 튀김 종류도 다양하게 올라가 있고, 튀김옷 색깔도 어찌나 예쁘던지. 젓가락으로 툭 건드리면 바삭! 소리가 날 것만 같았어.

튀김 하나를 들어 입에 넣으니,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기름 향! 튀김옷은 어찌나 얇고 바삭한지,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새우튀김은, 새우 살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것이, 정말 신선하더라고. 텐동 소스도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것이, 튀김이랑 정말 잘 어울렸어.
같이 나온 반찬들도 하나하나 다 맛있었어. 특히 당근 튀김! 내가 당근을 진짜 싫어하는데, 여기 당근 튀김은 어찌나 맛있던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당근 특유의 냄새도 안 나고, 정말 신기했어. 다른 반찬들도, 간이 딱 맞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것이 느껴지는 맛이었어.
밥을 먹는 동안, 사장님께서 계속 신경 써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어. 혹시 부족한 건 없는지, 입맛에 맞는지, 계속 물어봐 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시니, 정말 할머니 댁에 와서 밥 먹는 것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기분이었어.

옆 테이블 보니까, 아이 데리고 온 손님들도 많더라고. 아기 의자도 준비되어 있고, 유아 식기도 따로 챙겨주시는 것 같았어. 아이들도 스테이크 덮밥, 장어 덮밥, 텐동 가리지 않고 어찌나 잘 먹던지. 역시 맛있는 건 애들도 다 아는 법이지.
밥을 다 먹고 나니, 사장님께서 후식으로 시원한 매실차를 내주시더라고. 입가심으로 매실차 한 잔 마시니, 소화도 잘 되는 것 같고, 입안도 깔끔해지는 것이, 정말 좋았어.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다음에 또 오세요~” 하시면서 활짝 웃어주시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시던지. 정말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다음에는 꼭 연어 오반자이 먹으러 와야지!
참,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은 따로 없고, 건너편에 공용주차장처럼 구획이 나뉜 곳에 세우면 된다고 하니, 참고하셔.

집에 와서도 자꾸 생각나는 맛, 포항 오천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 해바라기 식당.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따뜻한 밥상처럼, 정겹고 푸근한 곳이었어. 혹시 포항 오천에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서 맛있는 일본 가정식 맛보시길 바라. 후회는 절대 안 할 거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