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날, 문득 고향의 따뜻한 밥상이 그리워 거창으로 향했어. 목적지는 바로 수승대 근처에 있다는 “다우리밥상”. 이름부터가 정겹지 않나? 수승대는 어릴 적 소풍으로 자주 왔던 곳이라, 왠지 모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지.
수승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저 멀리서부터 “다우리밥상”이라고 쓰인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짙은 녹색 차양과 붉은 벽돌 건물이 어우러져,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을 줬어. 건물 외벽에 걸린 메뉴 사진들을 보니, 얼른 들어가서 맛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키오스크에서 대기표를 뽑으니 76번이라고 뜨더라. 아이고,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걱정했는데, 카톡으로 알림이 온다니 수승대 구경이나 하면서 기다려야겠다 싶었지.
수승대를 천천히 거닐며 어릴 적 추억에 잠겼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나무들을 보니 마음이 평화로워지더라. 새로 생겼다는 출렁다리도 건너보고, 한 시간 반 정도 산책하니 소화도 되고 딱 좋았어.
드디어 카톡 알림이 울리고, 부리나케 다우리밥상으로 달려갔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옛날 소품들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어. 대나무 광주리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이 마치 시골 잔칫날 밥상처럼 푸짐하고 정겨워 보였어.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니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을 고민했어. 결국 다우리밥상과 제육솥밥을 주문했지.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밥상이 눈앞에 펼쳐졌어.

갓 지은 아로니아 솥밥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돌았어. 밥 뚜껑을 여니 은은한 아로니아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것이, 정말 꿀맛이겠더라.
반찬 가짓수도 어찌나 많은지, 쟁반 가득 오밀조밀하게 담겨 나왔어. 콩나물, 김치, 나물, 젓갈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지.
먼저 따끈한 솥밥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으니,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었어. 찰진 밥알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것이, 정말 꿀맛이더라. 밥만 먹어도 맛있는데, 반찬들이 더해지니 금상첨화였지.
특히 열무김치는 재피가루를 넣어서 독특한 향이 나더라. 처음에는 살짝 낯설었지만, 먹을수록 묘하게 끌리는 맛이었어.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지.
제육볶음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 상추에 쌈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강된장도 짜지 않고 구수해서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맛있었어.

미역줄기볶음은 평소에 잘 안 먹는 반찬인데, 다우리밥상에서는 어찌나 맛있던지. 꼬들꼬들한 식감도 좋고, 간도 딱 맞아서 자꾸만 손이 갔어.
다만, 몇몇 반찬은 간이 조금 센 편이었어. 특히 여름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짜게 느껴지더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염도를 조금만 낮추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솥밥 양이 조금 적다는 느낌도 받았어. 일반 공깃밥 하나 정도밖에 안 되는 양이라, 밥을 조금 더 주시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지.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아예 처음부터 2인분씩 시킨다고 하니, 나도 다음에는 그렇게 해야겠다 싶었어.
식사를 마치고 솥에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으니, 속이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야.
다우리밥상은 요즘처럼 물가가 비싼 시대에 가성비 좋은 맛집이라고 생각해. 가격 대비 반찬 가짓수도 많고, 맛도 괜찮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곳이지. 특히 수승대나 금원산, 출렁다리 등 주변에 볼거리도 많아서, 겸사겸사 들르기 딱 좋은 곳이야.

다만,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미리 앱으로 줄 서기를 하는 걸 추천해. 그리고 최근에 가격이 인상되면서 반찬 퀄리티가 조금 낮아졌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그래도 여전히 맛있는 밥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니, 거창 맛집을 찾는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해.
다우리밥상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았어.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큰 행복 중 하나야. 다음에 또 거창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서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가야겠어. 그때는 부모님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가을 풍경을 감상하며, 오늘 하루도 참 행복했다는 생각을 했어. 다우리밥상 덕분에 몸도 마음도 풍족해진 하루였지.
참, 다우리밥상에서는 오리불고기 정식도 판매하고 있다고 해. 쌈 채소로 자소엽이 나오고, 간장, 청국장, 청양고추를 갈아 넣은 특제 소스도 함께 나온다니, 다음에는 오리불고기 정식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아무튼, 거창 수승대에 놀러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우리밥상에 들러서 따뜻하고 푸짐한 밥 한 끼 먹어보길 바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다우리밥상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수승대 주변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것. 이보다 더 완벽한 하루가 또 있을까? 거창은 언제 와도 참 좋은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