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아이들이랑 외식 한 번 나가기로 맘먹었어. 녀석들이 워낙 불고기를 좋아하니, 전에 눈여겨 봐뒀던 정자동의 “불고기미식관 본점”으로 향했지. 요즘 세상에 친절한 식당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데, 여기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남달랐어. 문 여는 쨍그랑 소리마저 정겹게 느껴지는 건, 아마 내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 때문이었을 거야.
일요일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직원분들이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던지. 늦은 시간에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오히려 더 챙겨주시려는 모습에 감동받았잖아.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은은한 조명 아래, 오랜만에 제대로 된 외식을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지.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는데, 불고기 종류도 다양하더라고.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이 집의 자랑이라는 80년 된 씨간장으로 맛을 낸 불고기를 시켰어. 80년 씨간장이라니, 그 깊은 맛이 어떨지 상상도 안 되더라니까.
주문을 하고 나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야, 이게 또 예술이야. 어쩜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운지. 김치며 나물이며, 하나하나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거 있지.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시금치나물은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고기가 나왔어. 얇게 저민 한우가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데, 빛깔부터가 남다르더라고. 얼른 불판 위에 올려 구워지기를 기다렸지.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어찌나 군침이 돌던지.
불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룸이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왔어. 나중에 가족 모임이나 친구들끼리 회식할 때 딱 좋겠더라. 다음에는 꼭 미리 예약해서 룸에서 편안하게 즐겨봐야겠어.
드디어 불고기가 다 익었어! 제일 먼저 한 점 집어 입에 넣었는데, 아이고, 이 맛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 80년 씨간장의 깊은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한우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거야. 과하게 달지도 않고, 인위적인 MSG 맛도 전혀 안 나. 정말 자연스러운 단맛이랄까?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불고기 맛이었어.

아이들도 어찌나 잘 먹던지. 평소에 밥 잘 안 먹는 둘째 녀석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거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역시 맛있는 음식은 아이들도 알아본다니까.
쌈 채소도 다양하게 나오는데, 나는 특히 깻잎에 싸 먹는 게 제일 맛있었어. 향긋한 깻잎 향이 불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최고였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깻잎 위에 불고기, 마늘, 쌈장 얹어서 한 입에 앙! 먹으면… 아, 진짜 꿀맛이야.

불고기를 다 먹고 나니, 따뜻한 된장찌개가 나왔어.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한 숟갈 뜨니, 이야, 속이 다 편안해지는 깊은 맛이야. 된장찌개까지 맛있으니, 정말 흠잡을 데가 없는 밥상이었지.

다 먹고 계산하러 가는 길에 보니, 한쪽 벽면에 희귀 LP들이 엄청 많이 있더라. 사장님께 여쭤보니, 음악을 엄청 좋아하신대. 나도 음악 듣는 거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게 가서 음악 감상도 하고 와야겠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이 “엄마, 불고기 진짜 맛있었어요! 다음에 또 가요!” 하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맛있는 음식은 역시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불고기미식관 본점, 여기는 정말 내 인생 불고기 맛집이야. 80년 된 씨간장의 깊은 맛과 사장님의 친절함,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게 완벽한 곳이지. 정자동 근처에 올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봐. 후회는 절대 안 할 거야.

아, 그리고 여기, 10명 넘게 들어가는 룸도 있대.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딱 좋을 것 같아. 다음에는 꼭 룸으로 예약해서 편하게 즐겨봐야지.

오늘 저녁은 또 뭘 해 먹나… 불고기미식관에서 먹었던 불고기 맛이 자꾸 생각나네. 조만간 또 가야겠다. 아이고, 정말 이 맛은 잊을 수가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