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에서 만난 백령도의 맛, 혼밥도 문제없는 황해도식 냉면 맛집

인천 토박이들이 극찬한다는 황해도식 냉면, 그 맛이 너무 궁금했다. 평소 혼밥을 즐기는 나에게 백령면옥은 혼자서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드디어 오늘, 미추홀구 도화동으로 향했다. 제물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훌륭했다. 역시 오늘도 혼밥 성공!

점심시간이 되기 조금 전, 서둘러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게 앞에 마련된 주차장은 이미 만차, 조금 떨어진 전용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주차는 조금 불편했지만, 이 정도 인기는 맛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게 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대기 등록’ 안내문이 맛집임을 실감케 했다. 혼자 온 나는 테이블링 대기 시스템에 이름과 인원수를 입력하고 잠시 기다렸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백령면옥 외부 모습
백령면옥 입구, 제물포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무 재질의 테이블은 정갈했고, 천장에는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는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벽면에는 백령도의 풍경 사진과 메뉴판이 걸려있어, 이곳이 황해도 백령도의 맛을 재현하는 곳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물냉면, 비빔냉면, 그리고 이곳의 인기 메뉴라는 반냉면이 눈에 띄었다. 수육과 빈대떡, 메밀전병 등 곁들임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혼자 왔지만, 수육 ‘절반’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역시 혼밥하기 좋은 곳!

따뜻한 면수가 먼저 나왔다. 구수한 메밀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면수를 홀짝 들이켜니, 차가운 냉면을 맞이할 준비가 된 듯했다. 놋주전자에 담겨 나온 면수는 보기에도 좋았고, 따뜻함이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었다. 겉절이 김치와 무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왔는데, 묘하게 익은 듯한 김치 맛이 냉면이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을 바쁘게 만들었다.

물냉면과 밑반찬
놋주전자에 담겨 나온 따뜻한 면수와 밑반찬 김치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는 반냉면. 물냉면과 비빔냉면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반냉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반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고, 넉넉하게 뿌려진 깨가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반냉면은 물냉면 육수에 비빔 양념장이 더해진 형태였다. 면은 메밀면 특유의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있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과 양념을 섞으니, 은은한 메밀 향과 함께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드디어 첫 입! 씹으면 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찰기가 과하지 않고 적당해서, 면 자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양념장은 살짝 매콤했지만,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육수는 사골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섞은 듯한 맛이었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평양냉면처럼 슴슴하면서도, 함흥냉면처럼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맛이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딱 중간 정도라고 할까?

반냉면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조화, 반냉면

테이블 위에는 까나리액젓이 준비되어 있었다. 황해도식 냉면에는 까나리액젓을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액젓을 넣지 않고 냉면 본연의 맛을 즐겼다. 그러다 문득, 까나리액젓을 살짝 넣어 맛을 보니, 오묘하게 감칠맛이 더해졌다. 액젓을 넣으니 슴슴했던 육수에 깊이가 더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액젓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짤 수 있으니, 조금씩 넣어가면서 맛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냉면을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면수를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놋주전자의 묵직함이 손에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롯이 냉면의 맛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수육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김치가 독특했다. 겉절이처럼 보이지만, 묘하게 익은 듯한 맛이 수육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흔히 보쌈집에서 먹는 달달한 보쌈 김치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수육
윤기가 흐르는 수육과 독특한 김치

수육 한 점을 김치에 싸서 먹으니, 입안에서 풍미가 폭발했다. 부드러운 수육과 아삭한 김치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냉면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배가되는 듯했다. 혼자였지만, 수육을 남김없이 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면에 ‘식신로드’ 방영 맛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계산대 옆에는 ‘모범음식점’ 팻말도 붙어 있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령면옥 내부
점심시간에는 손님들로 가득 찬다.

백령면옥에서의 혼밥은 대성공이었다. 황해도식 냉면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식감, 그리고 수육과 김치의 환상적인 조화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또한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 예를 들어 녹두빈대떡이나 메밀전병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에 산다면, 아니 인천에 올 일이 있다면, 백령면옥은 꼭 한번 방문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혼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방문해보자. 분명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으로 행복 충전 완료!

창밖 풍경
창밖을 바라보며 혼밥을 즐기기에도 좋다.

가게를 나서는 길, 입구에 붙어있는 ‘오늘의 냉면’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는 문구에서, 백령면옥의 맛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오늘의 냉면’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백령면옥, 인천 냉면 맛집으로 인정! 혼자서도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오늘도 혼밥,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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