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매콤한 갈비찜을 향한 강렬한 이끌림에 종로로 향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은은하게 빛나는 ‘거송갈비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약전골목 특유의 한약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가운데, 묘하게 매콤한 향기가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문득 학창 시절,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먹었던 매운 갈비찜의 추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 우리의 웃음소리와 함께 끓어오르던 냄비 속 갈비찜의 매콤한 향기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늘, 거송갈비찜에서 그 시절의 향수를 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 기대감을 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갈비찜 종류가 다양했는데, 매운맛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하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나치게 매운 것은 피하고 싶었다.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는 ‘보통맛’에 끌렸지만, 왠지 모르게 조금 더 매콤한 맛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약간 매운맛’으로 2인분을 주문했다. 매운맛은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듯하다.
주문 후,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갈비찜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깔끔하게 정돈된 셀프바에서는 쌈무, 김치, 깻잎 등 다양한 반찬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특히 따뜻하게 준비된 검은콩차가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비찜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짙은 갈색 양념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갈비찜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납작 만두가 얹어져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을 실제로 마주하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쟁반에는 김치, 쌈무, 마늘, 고추 등 갈비찜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반찬들이 함께 나왔다.
젓가락으로 갈비찜을 살짝 들춰보니, 큼지막한 갈비들이 냄비 가득 담겨 있었다. 갈비는 이미 먹기 좋게 손질되어 있어서, 뼈를 발라낼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갈비찜을 보니,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먼저, 갈비찜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과 함께, 은은하게 매콤한 맛이 느껴졌다. 신라면보다는 살짝 더 매운 정도였지만, 기분 좋게 매운 맛이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매운맛이어서, 계속해서 국물을 떠먹게 되었다.
이번에는 갈비찜을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갈비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젓가락을 대는 순간, 부드럽게 살이 분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입안에 넣으니,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 없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갈비찜 양념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너무 짜거나 달지 않아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특히, 갈비에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서 더욱 맛있었다.
깻잎에 갈비찜과 쌈무를 함께 싸서 먹으니, 또 다른 풍미가 느껴졌다. 깻잎의 향긋함과 쌈무의 아삭함이 갈비찜의 매콤함을 중화시켜 주면서, 입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쌈무 대신 김치를 곁들여 먹어도 맛있었다.

갈비찜과 함께 나온 납작 만두는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갈비찜 양념에 살짝 찍어 먹으니, 매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납작 만두는 갈비찜의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도 했다.

갈비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밥이 절로 생각났다. 셀프바에서 밥을 가져와 갈비찜 양념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가루까지 뿌려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갈비만두를 추가로 주문했다. 갈비만두는 얇은 만두피 안에 갈비 양념으로 버무린 속이 꽉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톡 터지는 육즙과 함께 달콤 짭짤한 갈비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갈비찜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속 깊은 곳부터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매콤한 갈비찜 덕분에 스트레스도 확 풀리는 듯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친절한 직원분들의 인사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거송갈비찜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따뜻한 추억과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밥과 음료가 무한리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또 매콤한 갈비찜이 생각날 때, 주저 없이 거송갈비찜을 찾을 것 같다. 그땐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맛있게 드실 것 같다. 동성로 맛집으로 인정!

돌아오는 길, 핸드폰 갤러리에 저장된 갈비찜 사진들을 다시 한번 감상했다. 사진 속 갈비찜은 여전히 윤기가 흐르고, 매콤한 향기가 코끝에 느껴지는 듯했다. 오늘, 나는 종로 약전골목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대구 지역명을 대표하는 맛집이라고 감히 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