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등반 마치고 내려오는 길, 꼬르륵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뭘 먹을까 고민했지. 등산로 입구 주변에 식당들이 쫙 늘어서 있는데, 어디가 진짜인지 감이 안 오더라고. 그러다 깔끔해 보이는 외관에 이끌려 들어간 곳이 바로 “청솔식당”이었어.
주차는 식당 바로 뒤편 공터에 하면 돼. 등산객들 몰리는 시간에는 자리 잡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운 좋게 바로 주차 성공! 참고로, 공원 유료 주차장 말고 식당 간다고 얘기하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주차비 아껴서 맛있는 거 하나 더 시켜 먹자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넓었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 메뉴판을 보니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정식, 토종닭백숙 등등 완전 향토 음식 잔치더라고.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등산 후에는 역시 비빔밥이지! 싶어서 산채비빔밥을 시켰어. 같이 간 친구는 청국장이 땡긴다며 하나 시키고, 파전도 하나 추가했다! 등산 후에는 막걸리 못 참지. 청송 사과 막걸리도 하나 시켰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와… 진짜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멜라민 식기 아니고 전부 사기그릇에 담겨 나와서 일단 합격! 반찬 가짓수도 엄청 많고,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딱 내 스타일이었어.

특히 남방잎 장아찌! 이거 진짜 밥도둑이야.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게, 완전 내 취향 저격이었어. 사장님께 혹시 판매도 하시냐고 여쭤봤더니, 아쉽게도 판매는 안 하신다고 하더라고. 직접 담그신 거라고 하시는데, 진짜 솜씨가 장난 아니신 듯.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채비빔밥 등장! 커다란 놋그릇에 밥이랑 각종 나물들이 알록달록 예쁘게 담겨 나왔어. 밥은 흑미밥이라 더 건강한 느낌! 고추장 쓱쓱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꿀맛…!! 나물들이 하나하나 신선하고, 간도 딱 맞아서 진짜 맛있더라. 특히 된장찌개가 기본으로 같이 나오는데, 이거 진짜 신의 한 수야. 살짝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게, 비빔밥이랑 완전 찰떡궁합!

친구가 시킨 청국장도 한 입 먹어봤는데, 진하고 구수한 게 완전 제대로더라. 콩도 국내산 콩을 쓰신다고 하니, 믿고 먹을 수 있겠어.
파전도 진짜 바삭바삭하고 맛있었어. 막걸리 안주로 완전 딱! 특히 좋았던 건, 서비스로 메밀전을 주셨다는 거! 얇고 쫄깃한 메밀전도 진짜 꿀맛이었어. 인심까지 후하시니, 여긴 진짜 사랑입니다…♥

진짜 싹싹 긁어먹었어. 너무 맛있어서 배부른 줄도 모르고 계속 먹게 되더라. 계산하고 나오는데, 사장님께서 너무 친절하게 인사해 주셔서 기분까지 좋아졌어.
근데, 밥 먹고 나오면서 남자 화장실 쪽으로 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지 뭐야… 화장실 뒷편에 중국산 건나물(고사리) 박스가 쌓여 있는 걸 봤어. ㅠㅠ 다른 나물 반찬들도 혹시 중국산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더라. 겉으로는 국산 재료를 강조하는 것 같았는데, 조금 실망스러웠어.
그리고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테이블이 살짝 끈적거렸다는 거.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아! 그리고, 내가 갔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았는데, 다른 후기들 보니까 손님 많을 때는 좀 정신없다고 하더라고. 참고해!
며칠 뒤, 친구들과 다시 청송에 갈 일이 생겼어. 지난번 청솔식당에서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친구들에게도 강력 추천했지. 이번에는 더덕구이 정식을 먹어보기로 했어. 인당 22,000원이라는 가격에 살짝 망설였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먹어보자 싶었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어. ㅠㅠ 밑반찬 구성도 지난번 산채비빔밥 먹을 때보다 별로였고, 음식 맛도 그저 그랬어. 특히 된장찌개는 된장을 너무 조금 넣고 물을 많이 탄 건지, 맹탕에 소금 맛만 나는 것 같았어. 생선도 미리 구워놨다가 데워 나온 건지, 뻣뻣하고 맛이 없었고.
더덕구이는 양념을 너무 많이 발라서 구운 건지, 더덕 특유의 오독오독한 식감은 전혀 없고 흐물흐물했어. 따뜻하지도 않았고. 같이 나온 오리구이도 그냥 시판용 햄 맛이었고, 간장 설탕 절임류 반찬이 너무 많아서 물리더라.

같이 갔던 친구들도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더라. 지난번에 내가 너무 맛있다고 칭찬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이게 뭐냐면서… ㅠㅠ 나도 괜히 미안해지더라고.
더덕구이 정식은 진짜 비추야.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그냥 산채비빔밥이나 청국장 먹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어. 직원분들은 여전히 친절하시고, 식당 내부도 깔끔했어. 그리고 주왕산 등산 후에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지.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청솔식당은 복불복인 것 같아. 산채비빔밥이나 청국장처럼 저렴한 메뉴는 맛있는데, 더덕구이 정식처럼 비싼 메뉴는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리고 중국산 건나물 박스를 본 이후로는, 솔직히 재방문 의사는 조금 줄었어.
만약 청솔식당에 간다면, 꼭 산채비빔밥을 먹어봐.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남방잎 장아찌는 꼭 리필해서 먹어! 하지만 더덕구이 정식은 절대 시키지 마.
아, 그리고 주왕산 초입 부분이라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시간 잘 맞춰서 가는 게 좋을 거야. 바로 옆에 이디야커피도 있으니, 밥 먹고 커피 한잔 하는 것도 괜찮을 듯!
다음에는 다른 청송 지역 맛집을 찾아봐야겠다. 혹시 아는 맛집 있으면 추천 좀 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