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달려간 울진. 낚시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그런 아쉬움도 싹 잊히는 법! 울진 터미널 근처에 있다는 용꿈꾸는 돼지라는 곳을 향했다. 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큼지막한 돼지 캐릭터가 용 그림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라니!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곳, 왠지 모르게 맛집 포스가 느껴진다.
가게 문을 열자, 아늑한 분위기가 확 풍겨왔다. 테이블 자리도 있고, 2층에는 좌식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몇몇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국밥을 즐기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보니 순대국밥, 얼큰 순대국, 뼈해장국 등 다양한 국밥 메뉴들이 눈에 띈다. 막국수나 냉면도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큰한 게 당겨서 얼큰 순대국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깍두기, 김치, 양파, 고추, 그리고 특이하게도 부추가 함께 나왔다. 깍두기와 김치는 딱 봐도 직접 담근 듯한 비주얼! 특히 깍두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와서, 보자마자 군침이 싹 돌았다. 젓가락으로 깍두기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느껴졌다. 이거 완전 순대국밥이랑 찰떡궁합일 것 같은 예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얼큰 순대국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완전 시선 강탈!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면서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 색깔은 딱 보기에도 엄청 진해 보였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와… 이거 진짜 미쳤다!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레전드였다. 신라면보다 살짝 덜 매운 정도라고 하는데,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순대국 안에는 순대랑 머릿고기가 진짜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숟가락으로 휘젓는데 계속 고기가 나올 정도! 순대는 쫄깃쫄깃하고, 머릿고기는 야들야들했다. 특히, 잡내가 하나도 안 나는 게 너무 좋았다. 돼지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원래 국밥에 밥을 말아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여기서는 도저히 밥을 안 말 수가 없었다.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공기를 턱 말아서,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진짜 천상의 맛이었다. 밥알이 국물을 머금어서 더욱 맛있었고, 깍두기의 아삭함이 식감을 더해줬다. 쉴 새 없이 숟가락질을 하면서, 정신없이 먹었다.

먹다가 살짝 느끼해질 때쯤에는, 같이 나온 부추를 넣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었다. 부추의 향긋함이 느끼함을 잡아주고, 국물의 풍미를 더해줬다. 그리고 쌈장에 고추를 푹 찍어서 같이 먹으니, 매콤함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 진짜 환상의 조합이었다.
혼자서 얼마나 열심히 먹었는지, 땀까지 뻘뻘 흘리면서 뚝배기를 거의 비웠다. 진짜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솔직히 국물까지 싹 다 마시고 싶었지만, 양심상(…) 조금 남겼다.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사장님께서 엄청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시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드리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하셨다. 이런 친절함 덕분에, 밥 먹는 내내 기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용꿈꾸는 돼지, 여기는 진짜 울진 맛집 인정이다. 국물 맛은 진하고 깊으면서도, 돼지 잡내는 하나도 안 난다. 순대랑 머릿고기도 푸짐하게 들어있고, 깍두기랑 김치도 진짜 맛있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울진에 간다면, 여기는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특히, 뜨끈한 국밥이 생각날 때 방문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24시간 영업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일찍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9시쯤에 문을 닫는다고 하셨다. 늦은 시간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미리 전화해서 영업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육수가 너무 느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워낙 진한 국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전혀 느끼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뼈해장국도 맛있다고 하고, 막국수도 궁금하다. 특히, 아침부터 반주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니, 술안주로도 괜찮은 메뉴들이 많은 것 같다. 다음 울진 방문 때는, 꼭 용꿈꾸는 돼지에서 술 한잔 기울여봐야겠다.
오늘도 용꿈꾸는 돼지 덕분에, 든든하고 행복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울진에 이런 숨겨진 맛집이 있었다니! 앞으로 울진에 갈 때마다, 여기는 무조건 들러야 할 코스가 될 것 같다. 진짜 대박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