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의 초입, 나는 따뜻한 국물과 꽉 찬 게살의 조화를 찾아 안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소문으로만 듣던 조조.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게를 바라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오히려 맛에 대한 기대를 더 높였다. 파란 하늘 아래 드러난 간판은 정직하게 ‘조조’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듯한 진한 게 향기가, 마치 바다의 심연으로 초대하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은 넓지 않았지만,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느껴졌다. 나는 꽃게탕 3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8만원.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암게의 풍미를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다.

잠시 후,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꽃게탕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냄비 가득 담긴 꽃게 위로 쑥갓과 팽이버섯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붉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사진에서 보듯, 재료를 아끼지 않은 푸짐한 양이 인상적이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게 향기는 더욱 짙어졌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꽃게를 손질해주셨다. 먹기 좋게 잘린 게딱지 안에는 주황색 알이 꽉 차 있었다. 겨울에 맛보는 암게는 역시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첫 입. 국물은 깊고 진하면서도, 된장의 은은한 풍미가 느껴졌다. 마치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은 놀라울 정도였다. 입안 가득 퍼지는 게살의 달콤함과 녹진한 알의 고소함은,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힘들 만큼 황홀했다. 쑥갓의 향긋함과 팽이버섯의 쫄깃함이 더해져, 다채로운 식감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훌륭했다.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시금치나물과 아삭한 콩나물은 꽃게탕의 풍미를 더욱 돋우어 주었다. 테이블 한 켠에 가지런히 놓인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꽃게탕을 먹다 보니 가끔 숫게가 섞여 있었는데, 암게에 비해 살이 적고 맛도 덜했다. 물론 숫게도 나쁘진 않았지만, 꽉 찬 알을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가게 내부의 서비스나 분위기는 다소 평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꽃게탕의 압도적인 맛에 묻혀 버릴 정도였다.

꽃게탕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라면사리를 추가했다. 3개는 너무 많을 것 같아 2개만 주문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후회된다. 진한 게 육수에 끓인 라면은,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 훌륭했다. 면발에 깊게 배어든 게 향기는, 마지막 한 가닥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몸에는 게 냄새가 배어 있었다. 하지만 불쾌하기는커녕,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추운 겨울, 뜨끈한 꽃게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었던 안산 맛집 조조 방문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암게만 넣어달라고 부탁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