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약수로 끓여낸 불백숙, 진보에서 찾은 보양 “맛집”

청송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펼쳐진 산세는 가슴 속 답답함마저 씻어주는 듯했다. 목적지는 주왕산. 그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여행의 숨은 목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청송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특별한 닭요리, 닭불백숙이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인 대구에서 한 시간 반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불로촌식당’. 이름에서부터 왠지 모를 건강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테이블 곳곳에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닭불백숙, 닭불고기, 닭어깨봉구이… 닭을 주재료로 한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닭어깨봉구이’는 하루 10그릇 한정 판매라는 문구에 더욱 궁금증이 일었다. 고민 끝에 닭불백숙 3인분과 미니 닭어깨봉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닭불고기를 중심으로 형형색색의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샐러드 위에는 드레싱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쌈 채소는 싱싱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반찬으로는 깻잎 장아찌, 김치, 콩나물 등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랄까.

닭불고기와 다양한 밑반찬이 놓인 테이블
닭불고기를 중심으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닭불고기였다. 넓적한 철판 위에 얇게 펼쳐진 닭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그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젓가락으로 닭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과하지 않은 매콤함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닭가슴살 부위를 사용했음에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닭불고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었지만,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싱싱한 상추 위에 닭불고기와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아삭한 채소의 식감과 매콤달콤한 닭불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닭불고기에 감탄하고 있을 때, 닭불백숙이 나왔다. 뽀얀 국물 속에 잠겨 있는 닭다리가 큼지막하게 돋보였다. 국물 위에는 대추와 인삼 조각이 떠 있어 건강한 느낌을 더했다. 닭다리 하나를 건져 올려보니,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살짝 찢어보니, 부드러운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닭다리 살을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했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녹두가 들어가 있어 국물이 더욱 고소하고 걸쭉했다. 마치 오랫동안 푹 고아 낸 보양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인삼 향은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윤기가 흐르는 닭어깨봉 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어깨봉 구이.

닭불백숙을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미니 닭어깨봉이 나왔다. 한 입 크기로 앙증맞은 닭어깨봉들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왔다. 겉은 바삭해 보였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닭어깨봉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환상적인 식감이 느껴졌다. 은은하게 퍼지는 생강 향은 닭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맛은 맥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었다. 10그릇 한정 판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매력적인 메뉴였다.

닭어깨봉은 함께 제공되는 두 가지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하나는 달콤한 맛이 나는 소스였고, 다른 하나는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소스였다. 개인적으로는 매콤한 소스가 닭어깨봉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반찬이 부족하면 먼저 다가와 채워주셨고, 멀리서 왔다고 사이다를 서비스로 주시기도 했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어깨봉
한 입 크기로 먹기 좋은 닭어깨봉.

식사를 마치고 가게 입구에 있는 약수터에서 약수를 마셔 보았다. 청송신촌약수를 사용한다는 이곳은, 톡 쏘는 탄산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고 한다. 실제로 마셔보니, 톡 쏘는 맛과 함께 쇠 맛이 느껴졌다. 철분 함량이 높아서 그런 것 같았다. 약수를 마시니 왠지 모르게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불로촌식당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닭과 청송약수를 이용해 만든 닭요리들은 맛도 좋았지만,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 닭불고기와 닭불백숙, 닭어깨봉은 꼭 다시 먹고 싶은 맛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인분씩 주문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혼자 여행 온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손님이 많을 때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불로촌식당은 청송에 간다면 꼭 들러봐야 할 맛집임에 틀림없다. 맛있는 닭요리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곳. 다음 청송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다양한 밑반찬 클로즈업
정갈하고 다채로운 밑반찬들.

청송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불로촌식당에서 맛보았던 닭요리의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특히 닭불백숙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은 쌀쌀한 날씨에 더욱 생각나는 맛이다. 조만간 다시 청송에 방문하여 불로촌식당의 닭요리를 맛봐야겠다. 그때는 꼭 닭어깨봉을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닭불고기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닭불고기 한 상.
닭불고기를 쌈에 싸 먹는 모습
싱싱한 쌈 채소와 함께 즐기는 닭불고기.
일회용 위생 장갑
닭어깨봉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되는 위생 장갑.
싱싱한 샐러드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
샐러드 클로즈업
샐러드에 뿌려진 드레싱.
닭불고기 클로즈업
깨가 듬뿍 뿌려진 닭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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