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굽는 찹쌀도넛, 제천 덩실분식에서 맛보는 소박한 행복 지역 명물 맛집

제천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에 ‘덩실분식’을 입력했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는 찹쌀떡 명인의 가게, 그리고 허영만 선생님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되었다는 그곳. 덩실분식 앞에는 으레 긴 줄이 늘어서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속으로는 이미 두 시간 웨이팅을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여행의 설렘과 함께 찹쌀떡처럼 쫀득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금요일 오후 세 시, 쨍한 햇살이 쏟아지는 시간. 다행히도, 덩실분식 앞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34도까지 치솟는 무더위 덕분일까? 기다림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오래된 간판 아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담한 가게. 겉모습만 보면, 동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분식점처럼 보였다. 하지만 풍겨져 나오는 달콤한 냄새는 예사롭지 않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간지럽히는 그 팥 향기는,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푸근한 냄새와 닮아 있었다.

덩실분식 가게 전경
정감있는 분위기의 덩실분식 가게 전경

가게 안은 생각보다 분주했다. 쉴 새 없이 찹쌀떡과 도넛을 빚어내는 손길들, 그리고 포장 상자가 쉴 새 없이 쌓여가는 풍경. 마치 작은 공장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벽 한쪽에는 ‘생활의 달인’ 인증서와 허영만 화백의 사인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에는 덩실분식의 역사를 담은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메뉴는 단 세 가지. 찹쌀떡, 링 도넛, 그리고 팥 도넛. 찹쌀떡과 도넛을 각각 한 상자씩 주문했다. 찹쌀떡은 6개에 7200원, 도넛도 6개에 7200원. 가격은 착하다. 갓 나온 따끈한 찹쌀떡과 도넛을 받아 들고, 가게 옆에 마련된 휴게 공간으로 향했다. 테이블은 다섯 개 정도 놓여 있었고, 믹스 커피 자판기가 놓여 있었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공간이었다.

가장 먼저 찹쌀떡을 맛봤다. 뽀얀 찹쌀떡을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쫀득함. 찹쌀 함량이 높다는 것이 느껴졌다. 떡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팥소는 과하게 달지 않아 좋았다. 은은한 단맛이 찹쌀떡의 쫀득함과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흔히 팥 찹쌀떡을 먹다 보면 인공적인 향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덩실분식의 찹쌀떡에서는 그런 인공적인 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떡은 흐물거릴 정도로 부드러웠고, 팥소는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팥소와 떡의 비율이 거의 9:1 정도 되는 듯했다. 씹을수록 찹쌀의 고소함이 느껴졌고, 팥소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34도의 무더위에도 찹쌀떡은 전혀 텁텁하지 않았다. “그냥 먹어도 목이 메지 않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포장된 찹쌀떡
선물용으로도 좋은 찹쌀떡 포장

다음은 도넛 차례. 링 도넛과 팥 도넛 중 고민하다가, 링 도넛을 먼저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링 도넛. 한 입 베어 무니, 어릴 적 학교 앞 분식점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끌리는 맛. 튀김옷은 바삭했고, 속은 쫄깃했다. 기름에 튀겼음에도 불구하고,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링 도넛 특유의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팥이 들어 있지 않아 심심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이 링 도넛의 매력이었다. 갓 튀겨져 나온 따끈한 링 도넛은, 정말 꿀맛이었다.

팥 도넛 역시 링 도넛과 마찬가지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팥소는 찹쌀떡과 마찬가지로, 과하게 달지 않았다. 팥 알갱이가 살아 있는 팥소는, 씹는 맛도 좋았다. 링 도넛의 담백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팥 도넛은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다. 식으면 빵이 다소 뻣뻣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덩실분식의 찹쌀떡과 도넛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 그리고 정직한 재료에서 오는 건강한 맛이 느껴졌다. 찹쌀떡은 쫀득했고, 팥소는 달지 않았다. 도넛은 바삭했고, 느끼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덩실분식의 인기 비결일지도 모른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입맛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먹을수록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팥 도넛
달콤한 팥이 가득한 팥 도넛

덩실분식에서는 찹쌀떡과 도넛 외에도, 마그넷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덩실분식의 오래된 간판을 담은 마그넷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좋은 기념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역시 마그넷을 하나 구입했다. 냉장고에 붙여 놓고, 덩실분식에서의 추억을 떠올려야겠다.

덩실분식은 제천 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가게 주변에 잠시 주차할 공간은 있다. 덩실분식의 영업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하지만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으니,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에는 웨이팅이 긴 편이니, 오픈 시간보다 일찍 가는 것이 좋다. 1시 30분부터 번호표를 나눠주는데, 20분 전쯤 줄을 서는 것이 안전하다. 오전 판매가 마감되면, 오후 2시부터 다시 판매를 시작한다.

덩실분식에서 찹쌀떡과 도넛을 맛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찹쌀떡처럼 쫀득하고, 도넛처럼 달콤했던 그 시절. 덩실분식은 단순한 분식점이 아닌, 추억을 파는 곳이었다. 제천을 방문한다면, 덩실분식에서 찹쌀떡과 도넛을 맛보며, 소박한 행복을 느껴보길 바란다.

가게를 나서는 길, 주인 아주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질문에, 나는 “네, 정말 맛있었어요!” 라고 답했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는, 찹쌀떡만큼이나 쫀득하고 달콤했다. 덩실분식은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찹쌀떡과 도넛의 달콤한 냄새가 가득했다. 제천에서의 짧은 여행은, 덩실분식 덕분에 더욱 행복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다음에 제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덩실분식을 찾아야겠다. 그때는 팥 도넛도 꼭 맛봐야지.

분주한 가게 내부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덩실분식 내부
팥 도넛 단면
달콤한 팥소가 가득 들어있는 팥 도넛 단면
카페처럼 꾸며진 휴게 공간
구매 후 편안하게 빵을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
덩실분식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덩실분식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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