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마산 창동, 그 좁다란 골목 어귀에는 변함없이 ‘고려당’ 간판이 빛나고 있었다. 7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이 빵집은, 내 기억 속 한 켠에 자리한 빛바랜 사진처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 그 설렘을 안고 문을 열었다.
낡은 벽돌로 쌓아 올린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에 보이는 그 모습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마산의 명물’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간판 아래, 빵 그림이 그려진 포스터들이 정겹게 붙어 있었다. 굳이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풍기는 따스함이 발길을 붙잡았다.
문을 열자,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 향긋함은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동네 빵집에 들어섰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실내에는, 쉴 새 없이 빵을 고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에서 볼 수 있듯, 좁은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 빵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진열대에는 갓 구워져 나온 빵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과 4에 담긴 풍경처럼, 빵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마치 빵들의 향연을 보는 듯했다. 소보로, 단팥빵, 크림빵 등 클래식한 빵부터,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빵까지, 없는 게 없었다. 가격표가 붙어 있는 모습도 정겹다. 저마다 노릇노릇한 색깔을 자랑하는 빵들을 보니, 절제심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 듯했다.
고민 끝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생크림 스틱’을 골랐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긴 빵을 잘라 봉투에 담아주셨다. 겉에는 카스테라 가루가 듬뿍 묻어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눈 덮인 겨울 풍경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 를 클로즈업해서 보면, 노란 카스테라 부스러기가 얼마나 촘촘하게 붙어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조심스레 한 입 베어 물자, 부드러운 빵 속에서 달콤한 생크림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촉촉한 빵과 사르르 녹는 크림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겉에 묻은 카스테라 가루는 달콤함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순식간에 생크림 스틱 하나를 해치우고, 이번에는 ‘감자 사라다 빵’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감자 사라다 빵은, 겉은 고로케처럼 튀겨져 있었지만, 속은 해쉬브라운과 샐러드로 채워져 있었다. 핫도그 빵에 감자 샐러드를 넣어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상반된 식감이 묘하게 어우러졌다. 다만 기름에 튀긴 빵이라, 먹고 나니 손에 기름이 묻어났다.
빵과 함께 마실 음료로는, ‘밀크쉐이크’를 주문했다. 코아양과의 밀크쉐이크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꽤 괜찮았다. 빵과 쉐이크를 함께 먹으니, 어릴 적 소풍 갔을 때의 기분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가게 한켠에는 테이블이 몇 개 놓여 있어, 빵과 음료를 즐길 수 있었다. 에서처럼, 공간이 넓지는 않았지만, 잠시 앉아 쉬어가기에는 충분했다. 따뜻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그 자리에서, 나는 빵을 음미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했다.
고려당에서는 온누리 상품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부림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 장을 보러 온 김에 들르는 손님들도 많은 듯했다. 나 역시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해 빵을 구매하고,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맛있는 빵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몇몇 손님들은 빵이 포장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뚜껑이나 비닐 덮개 없이 진열된 빵들이 먼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계산대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려도 직원이 응대하지 않거나, 빵에 대한 질문에 무시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위생 문제와 서비스 개선은 고려당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에게 쾌적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당은 여전히 마산을 대표하는 빵집으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변함없는 맛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에 보이는 안내판처럼, 1959년부터 이어져 온 역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특히, 부모님 세대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왔던 빵집에서, 이제는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빵을 고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풍경이다. 고려당은 단순한 빵집을 넘어, 세대를 이어주는 소중한 추억의 공간인 것이다.

마산을 떠나온 지 오래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고려당의 빵 맛을 잊지 못한다.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잊지 않고 들러 빵을 사 오곤 한다. 나에게 고려당은 단순한 빵집이 아닌,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마산 창동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고려당에 들러보길 바란다. 따뜻한 빵 한 조각과 함께,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당신도, 고려당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손에는 갓 구운 빵 봉투가 들려 있었다. 따뜻한 온기가 손을 통해 전해져 왔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다음에는 어떤 빵을 먹어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고려당, 그 이름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곳. 마산의 맛집이자, 내 마음속 영원한 빵지순례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