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왔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대박 황칠코리아’ 방문기! 미식 유튜버로서, 그리고 음식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이곳의 갈비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실험 대상’이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차를 몰았다. 과거 초등학교 부지에 있었다는 정보 덕분에, 왠지 모르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풍경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도착 직전,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예전 초등학교 부지에 있던 ‘황칠코리아’와는 이제 제휴 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마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과학자처럼, 나는 새로운 ‘대박 황칠코리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약간의 긴장감을 느꼈다.
건물 외관은 생각보다 현대적이었다. 짙은 회색빛 외벽에 ‘황칠코리아’라는 간판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고, 그 아래 ‘왕갈비탕, 갈낙탕’을 알리는 노란색 배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 마치 잘 설계된 실험실에 들어서는 기분이랄까. 깔끔한 인테리어는 음식이란 ‘결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처럼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스캔했다 . 주 메뉴는 역시 고기류인 듯했다. 황칠숙성 생삼겹살, 황칠LA갈비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메뉴들이 가득했지만, 오늘은 ‘갈비탕’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다른 메뉴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 ‘왕갈비탕’이라는 텍스트에 시선이 멈췄다. 망설임 없이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과학 실험의 ‘결과물’을 기다리는 연구원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으니, 곧 밑반찬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뽀얀 식탁보 위에 놓인 반찬들은 정갈함 그 자체였다 . 특히 눈에 띈 것은 큼지막하게 썰어 낸 깍두기였다. 붉은 빛깔이 식욕을 자극했고, 젓갈 특유의 발효취가 코를 간지럽혔다. 아마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와 같은 유산균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젖산, 에탄올, 아세트산 등을 생성해 낸 결과물이겠지.
드디어, 주인공인 왕갈비탕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육수, 그 위로 솟아오른 거대한 갈빗대가 시선을 압도했다 . 마치 화산 폭발 후 솟아오른 용암 기둥 같다고나 할까. 갈비에 붙은 살코기는 콜라겐 섬유와 근섬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끓는 육수 속에서 아미노산과 핵산이 풍부한 감칠맛을 뿜어내는 듯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깊고 진한 육향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소고기 특유의 이노신산(IMP)과 글루탐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잘 조율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모든 맛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라고 감히 단정지을 수 있을 정도였다.
갈빗대를 하나 들어 올렸다. 젓가락으로 살코기를 발라내니, 부드럽게 찢어졌다. 12시간 이상 저온에서 푹 삶아냈다는 것을 혀가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고기의 단백질이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더욱 부드러워진 식감은,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시던 장조림을 떠올리게 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밥을 말았다. 탄수화물이 국물에 녹아들면서, 단순한 국밥이 아닌 ‘요리’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밥알 표면의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 뜨거운 국물과 만나 호화(gelatinization)되면서, 더욱 부드럽고 찰진 식감을 만들어냈다. 깍두기를 하나 올려 먹으니, 젖산 발효의 시큼함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예전 초등학교 부지에 있던 ‘황칠코리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과거의 영광은 뒤로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시작하는 ‘대박 황칠코리아’의 모습은 마치 진화하는 생명체 같았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물론, 김치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음식의 맛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변화 속에서도 핵심적인 맛을 유지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배는 든든했지만 마음은 더욱 풍족해졌다. 단순한 갈비탕 한 그릇이 아닌, 추억과 향수,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응원을 얻은 기분이었다. ‘대박 황칠코리아’, 이곳은 단순한 맛집이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머신’이자,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로켓’이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다른 메뉴, 특히 황칠숙성 생삼겹살을 ‘실험’해 봐야겠다.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의 맛집 탐험 일지를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