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약속, 어디로 발걸음을 옮길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학창 시절, 특별한 날이면 어김없이 찾았던 추억의 중국집, 송파의 ‘마천루’였다. 세월이 흘러 얼마나 변했을까,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주차는 여전히 쉽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옛 기억을 되살리는 소소한 에피소드처럼 느껴졌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예전보다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낡은 모습 그대로였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은 여전했다. 대기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어 기다리는 동안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경쾌한 인사와 함께 직원분이 우리를 안내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광동 탕수육, 사천짜장, 고기짬뽕… 예전부터 즐겨 먹던 메뉴들이 그대로 있었다. 성인 남성 4명이서 광동 탕수육 대, 사천짜장 2인분, 고기짬뽕을 주문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끌리는 사천탕수육 세트도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자스민차가 놓였다.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아련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탕수육이 나왔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그 위에는 검은깨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듯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곳이 왜 탕수육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함께 나온 소스도 일품이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탕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맛을 돋우었다. 소스 안에는 양파와 당근이 큼지막하게 썰어져 들어 있었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탕수육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튀김옷에 박힌 검은깨는 고소함을 더하며, 단순한 탕수육을 넘어선 깊은 풍미를 선사했다.
곧이어 사천짜장이 나왔다. 붉은 빛깔의 소스가 면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오이, 당근, 계란 지단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면발은 윤기가 흐르고 탱탱해 보였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묘하게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사천짜장에는 해산물도 듬뿍 들어 있었다. 새우, 오징어,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이 면과 함께 씹히면서 풍성한 맛을 선사했다. 특히 새우는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오징어는 쫄깃쫄깃했다.
고기짬뽕은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짬뽕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고, 그 위에는 쑥갓이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고기 육수의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탕수육과 짜장의 느끼함을 씻어주는 듯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육개장이나 애호박찌개에 면을 넣어 먹는 듯한 느낌이 강해서 엄청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다.
사천탕수육 세트도 맛보았다. 탕수육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깨의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고기 비율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세트에 포함된 쟁반짜장과 서비스로 제공된 군만두는 평범한 맛이었다. 군만두는 바삭하게 튀겨져 나왔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은 친절하고 민첩하게 응대해주셨다. 물이 부족하면 바로 채워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물어봐 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다. 예전부터 자주 왔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는, 서비스로 음료수를 주셨다. 작은 배려였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천루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잊고 지냈던 추억을 되살리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바삭한 탕수육을 맛보며 학창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들이 떠올랐고,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마천루는 예전의 낡은 모습은 사라졌지만,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서비스로 여전히 나에게 소중한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송파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혹은 탕수육의 깊은 맛을 느끼고 싶다면, 마천루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웠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마천루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추억으로 가득 채워진 하루였다. 앞으로도 마천루는 나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마천루의 탕수육을 떠올리며 힘을 낼 것이다.

저 멀리 롯데월드 타워가 보이는 것을 보니 여기가 송파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오늘 ‘마천루’에서 맛본 탕수육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이 맛집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