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자락에서 즐기는 참숯향 가득한 생오리 수원 맛집 기행

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칠보산 근처로 드라이브를 떠났어. 목적지는 당연히 맛집! 친구가 안산, 수원, 화성 이 근방 사람들은 다 안다는 오리고기집이 있다길래 주저 없이 달려갔지. 20대 초반에 처음 가보고 10년 넘게 잊지 못했다는 그곳, 바로 ‘칠보농원’이야. 이름부터가 왠지 정겹잖아?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널찍한 공간이 눈에 확 들어왔어. 검은색 그늘막이 쳐져 있어서 햇볕도 적당히 가려주고, 주변에는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도심 속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이 들더라. 주차를 하고 나니, 식당 옆에 “칠보 식물원”이라고 쓰인 간판이 보였어. 밥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아니면 부모님 모시고 와서 식사 후에 정원 구경시켜드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넓은 주차장과 검은색 그늘막이 인상적인 칠보농원 주차장
넓은 주차장과 검은색 그늘막이 인상적인 칠보농원 주차장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넓고 테이블도 많았어. 약간 천막 같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허름한 듯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이랄까.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 말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더라. 둥그런 테이블 위에는 숯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빨간색 플라스틱 의자가 놓여있는 게 딱 가족 외식이나 모임 하기 좋은 분위기였어.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 볼 필요도 없이 인원수대로 오리고기가 나왔어. 여기는 오로지 생오리 숯불구이 단일 메뉴거든. 오히려 이런 단일 메뉴 맛집이 진짜 고수라는 거, 다들 알지? 1인분에 25,000원인데, 솔직히 가격만 보면 좀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근데 1인분에 300g이라 양이 꽤 많고, 숯불에 구워 먹는 데다가, 식후에 녹두죽이랑 군고구마까지 나오니 가성비 괜찮다고 느껴지더라.

신선함이 느껴지는 칠보농원의 생오리 고기
신선함이 느껴지는 칠보농원의 생오리 고기

드디어 숯불이 들어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졌어.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숯불 향이 코를 찌르는데, 진짜 침샘 폭발! 오리고기는 굽는 건 셀프인데, 사람이 많거나 양이 많을 경우에는 초벌을 부탁할 수도 있대. 우리는 초벌 없이 그냥 구워 먹었는데, 숯불이 좋아서 그런지 금방 익더라.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오리고기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오리고기

잘 구워진 오리고기 한 점을 집어서 입에 넣으니,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진짜 꿀맛! 기름기가 쫙 빠져서 담백하고 고소한 게, 진짜 입에서 살살 녹더라. 소금 간이 살짝 되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여기는 쌈 야채가 또 기가 막혀. 직접 키운다는 신선한 쌈 채소에 오리고기 한 점, 마늘, 쌈장 올려서 크게 한 쌈 싸 먹으면 진짜 세상 행복! 특히 방풍나물이라고, 쌉쌀한 맛이 나는 쌈 채소가 있는데, 오리고기랑 진짜 잘 어울리더라.

신선한 쌈채소와 오리고기의 환상적인 조합
신선한 쌈채소와 오리고기의 환상적인 조합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직원분이 오셔서 “죽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시더라. 당연히 “네!”라고 대답했지. 잠시 후 따끈한 녹두죽이 나왔는데, 이게 또 별미야.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입가심으로 딱 좋았어. 녹두죽은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맘껏 먹어도 돼! 혹시 죽을 안 먹거나 바쁠 때는 따로 말해야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잊지 말고 꼭 챙겨 먹으라구.

오리고기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쌈채소
오리고기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쌈채소

녹두죽까지 먹고 나니 배가 엄청 불렀는데, 아직 끝이 아니었어. 숯불 속에 넣어뒀던 군고구마를 꺼내주시더라. 겉은 살짝 탄 듯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고 달콤한 군고구마! 진짜 입가심으로 최고였어. 뜨끈뜨끈한 군고구마를 호호 불면서 먹으니, 어릴 적 추억도 떠오르고 기분까지 좋아지더라.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오리고기와 마늘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오리고기와 마늘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아까 봤던 식물원이 눈에 밟히더라. 그래서 커피 한 잔 뽑아서 식물원으로 향했지. 식물원은 비닐하우스 같은 느낌이었는데, 안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어. 테이블도 몇 개 놓여 있어서 커피 마시면서 잠시 쉬어가기 좋더라. 예전에는 무료로 차도 제공하고 군고구마도 구워줬다는데, 지금은 자판기 커피만 있는 게 조금 아쉬웠어. 그래도 식물들 보면서 엄마랑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니 힐링 되는 기분이었지.

다만, 직원분들이 친절한 편은 아니라는 후기도 좀 있더라. 내가 갔을 때는 막 엄청 불친절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워낙 손님도 많고 바빠서 그런지 퉁명스러운 느낌은 조금 있었어. 뭐, 맛있는 오리고기 먹으러 간 거니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

솔직히 여기는 막 엄청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야. 그냥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에서 맛있는 오리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지. 특별한 날, 분위기 있는 데이트를 원한다면 다른 곳을 추천하겠지만, 가족 외식이나 친구들끼리 편하게 한잔하고 싶을 때는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을 것 같아.

아, 그리고 여기는 13세 이상부터는 무조건 1인 1인분 주문해야 한다는 점! 이 점은 참고해서 방문하길 바라.

넓은 홀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칠보농원 내부
넓은 홀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칠보농원 내부

10년 넘게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칠보산 근처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서 숯불 향 가득한 생오리고기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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