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흑석역 3번 출구를 나서 중앙대학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흑석동 일대에서 ‘숙성회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주주총회”. 파란색 어닝 간판에 쓰인 큼지막한 글씨가 어딘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을 준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곳이라, 발걸음은 이미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거의 가득 차 있었다. 중앙대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층부터, 퇴근 후 한잔 기울이러 온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히 넓어 옆 테이블의 대화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의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숙성회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숙성회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나는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숙성회 2인 세트’를 주문했다. 45,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숙성회 모듬, 미나리 배무침, 수작 초밥, 오뎅탕, 새우튀김, 연어머리조림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흑색의 돌판 위에 보기 좋게 담겨 나온 숙성회는 그 자태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냈다. 광어, 연어, 그리고 그날의 ‘제철회’로 구성된 숙성회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두툼하게 썰어낸 회의 두께는 씹는 맛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할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가장 먼저 광어 숙성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젓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함, 그리고 은은하게 감도는 바다 향기가 미각을 자극했다. 조심스레 입 안으로 가져가 음미하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숙성회 특유의 식감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활어회와는 확연히 다른, 깊고 풍부한 감칠맛은 혀끝을 오랫동안 맴돌았다.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섬세하게 끌어올린 숙성 기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으로는 연어 숙성회를 맛보았다. 붉은 빛깔이 선명한 연어는 입에 넣는 순간,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풍부한 지방의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미뢰를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깊어진 풍미는, 지금까지 내가 먹어왔던 연어회는 그저 흉내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했다.
제철회로 준비된 방어 역시 훌륭했다. 겨울이 제철인 방어는 특유의 찰진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방어 뱃살 부위는 기름기가 풍부하여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숙성회와 함께 제공되는 곁들임 메뉴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특히, 미나리 배무침은 숙성회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숨은 공신이었다. 싱싱한 미나리와 배의 아삭한 식감, 그리고 새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 안을 상쾌하게 정돈해 주었다.

나는 깻잎에 백김치, 고추, 마늘을 곁들여 숙성회를 푸짐하게 싸 먹는 것을 즐겼다. 쌉싸름한 깻잎의 향, 아삭한 백김치의 식감, 알싸한 고추와 마늘의 풍미가 숙성회의 감칠맛과 어우러져, 입 안에서 다채로운 향연을 펼쳤다. 이처럼 다양한 곁들임 메뉴들은 숙성회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함께 제공되는 수작 초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에 살짝 간이 되어 있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밥 위에 숙성회 한 점을 올려 나만의 초밥을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김가루가 뿌려진 밥은 고소한 풍미를 더해, 숙성회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뜨끈한 오뎅탕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위로였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맑은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쫄깃한 오뎅과 꼬불이 어묵을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오뎅탕 국물은 숙성회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바삭하게 튀겨진 새우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갓 튀겨져 나온 새우튀김은 고소한 튀김옷과 탱글탱글한 새우살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함께 제공되는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공된 연어머리조림은 달콤 짭짤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부드러운 연어 살은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쫀득한 껍질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연어머리에는 콜라겐이 풍부하여,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하니, 더욱 열심히 먹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시원한 소주 한 잔을 곁들이니, 숙성회의 풍미가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주주총회에서는 숙성회뿐만 아니라,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시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흑석동에 이런 ‘가성비’ 좋은 맛집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다. 45,000원이라는 가격에 훌륭한 퀄리티의 숙성회와 다양한 곁들임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와 활기찬 분위기 역시, 주주총회를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부모님도 이곳의 숙성회 맛에 푹 빠지실 것이라 확신한다. 흑석에서 ‘최고의 맛’과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흑석동 주주총회’에 방문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 나는 주주총회에서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캠퍼스의 낭만과 숙성회의 풍미가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흑석동 ‘주주총회’에서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