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왜관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하나, 미군 부대 앞에 자리 잡은 작은 경양식집, ‘아메리칸 레스토랑’이었다. 낡은 간판과 빛바랜 외관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어렴풋한 기억 속 그 맛을 찾아 설레는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주차장이 따로 없어 주변 골목을 몇 바퀴나 헤맨 끝에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조금 걸어서 식당 앞에 도착했다. 붉은색 차양이 드리워진 가게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12시가 채 되기 전이었는데도, 역시나 이곳의 인기는 여전한가 보다.
가게 문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니,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라스트 오더는 7시 20분이었다. 대기 시에는 전화번호와 인원수를 남겨두면 순서대로 연락을 준다고 한다. 나는 이름과 인원수를 적어두고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미군 부대 앞이라 그런지, 외국인들이 꽤 많이 보였다. 잠시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기다리다 보니, 곧 내 차례가 되었다. “들어가세요” 하는 안내와 함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테이블이 5~6개 정도 놓여 있었는데, 낡은 테이블과 의자, 빛바랜 벽지 등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천장에는 꽃 모양의 앤틱한 조명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고, 테이블 옆 서랍에는 포크와 나이프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마치 80년대 경양식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메뉴는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돈까스 샌드위치, 그리고 몇 가지 음료가 전부였다.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돈까스를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 가득 돈까스와 밥, 샐러드, 마카로니, 강낭콩 등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돈까스 위에는 양파와 버섯이 듬뿍 들어간 소스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고, 밥 위에는 검은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샐러드 위에는 분홍색 소스가 얹혀 있었고, 마카로니는 머스타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돈까스를 먹기 시작했다. 돈까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고기는 적당한 두께였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양파와 버섯이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돈까스의 풍미에 젖어, 나는 순식간에 한 접시를 비워냈다.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샐러드와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좋았다. 특히 이곳 김치는 직접 담근 김치인지,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따뜻한 햇살을 쬐며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아메리칸 레스토랑’. 이곳은 단순히 돈까스를 파는 식당이 아니라, 어린 시절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맛과 분위기는, 나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다음에 또 왜관에 올 일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돈까스 샌드위치를 포장했다. 집에 도착해서 식은 샌드위치를 먹어보니, 빵 안에 두툼한 돈까스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와 부드러운 빵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왜 이곳 사람들이 돈까스 샌드위치를 강력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다만, 몇몇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이 6개밖에 없어 웨이팅이 길 수 있다는 점, 주차장이 없어 주변 골목에 주차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부 손님들에게는 서비스가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아메리칸 레스토랑’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옛날 경양식 돈까스를 좋아하는 사람, 미군 부대 앞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나는 ‘아메리칸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돈까스를 먹으며, 잠시나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낡은 건물, 오래된 가구, 그리고 변치 않는 돈까스 맛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앞으로도 이곳은 나의 소중한 추억의 장소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왜관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이렇게 추억이 깃든 곳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총평
* 맛: 옛날 경양식 돈까스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소스가 넉넉하고, 양파와 버섯이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도 좋다. 돈까스 샌드위치도 강력 추천한다.
* 양: 돈까스 양이 상당히 많다. 성인 남성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 가격: 돈까스 10,000원, 함박스테이크 13,000원으로 가격은 적당한 편이다.
* 분위기: 80년대 경양식집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낡은 건물과 가구, 소품 등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 서비스: 서비스는 다소 평범한 편이다. 바쁜 시간에는 친절함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 주차: 주차장이 없어 주변 골목에 주차해야 한다.
팁
*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예약은 가능한지 미리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 돈까스 샌드위치는 꼭 포장해서 먹어보자.
왜관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아메리칸 레스토랑’에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맛있는 돈까스와 함께,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