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콧바람 좀 쐬러 탑정호에 갔던 날, 출렁다리도 걷고 호수 구경도 실컷 했더니 배가 슬슬 고파오는 거 있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 멀리서 풍겨오는 짭조름한 생선 굽는 냄새에 홀린 듯 발길을 옮겼어.
“구이랑 생선가”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는데, 생선구이 전문점이라고 크게 쓰여 있더라고. 마침 생선구이가 어찌나 땡기던지, 망설일 틈도 없이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지.

가게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아담했는데, 테이블 몇 개가 오순도순 놓여 있는 모습이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줬어. 벽에는 메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는데,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삼치구이… 아,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뿐이잖아!
고민 끝에, 여러 가지 생선을 맛볼 수 있는 모듬구이를 시켰어. 주문을 하고 나니, 따끈한 숭늉을 먼저 내주시는데,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라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숭늉 한 잔에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지.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구이가 나왔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들이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는데, 그 모습에 정신이 혼미해지더라니까. 고등어, 갈치, 삼치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생선 한 마리까지, 총 네 종류의 생선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어.
젓가락을 들기 전에, 우선 밑반찬부터 훑어봤지. 김치, 콩나물, 젓갈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 쟁반 가득 차려져 나왔는데, 하나하나 맛을 보니 어찌나 손맛이 좋으신지! 특히 콩나물국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어.

자, 이제 본격적으로 생선 맛을 볼까? 제일 먼저 젓가락이 향한 곳은 역시 고등어였어.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고등어 살을 한 점 떼어 입에 넣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야.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찌나 좋던지, 밥 한 숟갈 크게 떠서 고등어 살점 올려 먹으니,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 있지.
다음은 갈치 차례.
잔가시 하나 없이 깔끔하게 손질된 갈치 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자마자 스르륵 녹아 없어지는 듯했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갈치 특유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꿀맛이 따로 없더라.

삼치도 빼놓을 수 없지.
큼지막한 삼치 살은 어찌나 촉촉한지, 퍽퍽함 하나 없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어.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한 간장 맛과 삼치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이루더라.
마지막으로 맛본 이름 모를 생선도 정말 맛있었어.
사장님께 여쭤보니, 그날그날 싱싱한 생선으로 준비하신다고 하시더라고. 역시, 좋은 재료로 정성껏 구워낸 생선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국도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느끼함을 싹 잡아주고,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지. 밥 말아서 김치 얹어 먹으니,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어.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어.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갈치조림도 하나 시켜봤지.

얼큰한 양념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 갈치조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어. 큼지막한 갈치 토막과 무, 감자가 듬뿍 들어간 갈치조림은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양념이 갈치 살에 쏙 배어 있어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
특히 무와 감자는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서,
입에서 스르륵 녹는 듯한 식감이 최고였지.
갈치조림까지 싹싹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터질 듯 불렀어.
더 이상은 아무것도 못 먹겠다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포만감에 휩싸였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께서 활짝 웃으시면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시는데, 그 인상이 어찌나 좋으시던지. 덕분에 더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
“구이랑 생선가”는 맛도 맛이지만,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참 좋았어.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지.
탑정호에 놀러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특히 생선구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다만, 가게가 깔끔한 편은 아니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어. 혼자서 주방과 서빙을 다 하시느라 그런 건지, 테이블이나 바닥이 조금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었거든. 하지만, 음식 맛 하나는 정말 최고였으니,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탑정호에 또 가게 된다면, “구이랑 생선가”에 다시 들러서 맛있는 생선구이 한 상 푸짐하게 먹고 와야지. 그때는 갈치조림 말고 다른 메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어.
속이 다 편안해지는 그런 밥집을 알게 돼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어.
돌아오는 길에는 탑정호반을 따라 드라이브를 했는데, 노을이 지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

아, 그리고 탑정호 출렁다리 입장권을 사면 지역화폐를 돌려받을 수 있는데, “구이랑 생선가”에서 그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덕분에 더 저렴하게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지.

“구이랑 생선가”,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은 기분이었어.
탑정호 근처에 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맛있는 생선구이 맛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