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근 후, 괜스레 발걸음이 사당역으로 향했다. 특별한 약속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왠지 모르게 따뜻한 국물에 밥 한 끼 든든하게 먹고 싶은 날 있잖아. 혼자 터벅터벅 걷다가, 전에 눈여겨봐뒀던 오리고기 전문점, ‘생생집’이 떠올랐다. 금요일 저녁이라 혹시 웨이팅이 있을까 걱정하며 도착했는데, 역시나 북적거리는 분위기. 혼밥족에게 웨이팅은 왠지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법. 그래도, 용기 내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확 느껴졌다. 밖은 쌀쌀했는데,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서 열기가 가득했다. 테이블마다 오리고기 굽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인 것 같아 살짝 어색했지만, 친절한 직원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금세 마음이 놓였다. 다행히 카운터 석 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혼자 왔다고 해서 눈치 주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메뉴판을 보니, 오리 대파 소금구이, 미나리 간장 오리 불고기 등 다양한 오리 요리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광주식 들깨 오리탕이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너무나 간절했거든. 마침, 다른 리뷰에서도 들깨 오리탕에 대한 칭찬이 자자해서 더욱 기대가 됐다. ‘광주식’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에 대한 기대감!
주문을 마치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였다. 쟁반 위에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깻잎, 쌈무, 샐러드 등 오리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채소들이 신선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뽀얀 들깨 국물이 담긴 작은 뚝배기였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게, 오리탕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떡볶이도 기본 반찬으로 나왔는데, 쫄깃한 식감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광주식 들깨 오리탕이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에 미나리, 부추, 깻잎이 듬뿍 올려져 나왔는데, 그 푸짐한 양에 입이 떡 벌어졌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들깨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향긋한 미나리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큼지막한 오리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자로 넉넉히 떠서 앞접시에 담았다. 오리고기와 미나리, 그리고 걸쭉한 들깨 국물을 함께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오리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고, 미나리는 향긋했다. 들깨 국물은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들깨 특유의 텁텁함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좋았다. 왜 다들 들깨 오리탕, 들깨 오리탕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혼자였지만,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오리고기를 건져 먹고, 미나리를 듬뿍 넣어 국물과 함께 떠먹고,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국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땀까지 뻘뻘 흘리면서 먹었다.
먹다 보니, 살짝 매콤한 맛이 느껴졌다. 과하지 않은 매콤함이라, 오히려 입맛을 더욱 돋우는 듯했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먹기에는 조금 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환기가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옷에 고기 냄새가 뱄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에 그런 불편함은 잠시 잊혀졌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한국인이라면, 고기를 먹고 난 후 볶음밥은 필수 코스 아니겠어? 직원분께 볶음밥 1인분을 주문했다.
볶음밥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치, 김가루, 계란이 듬뿍 들어간 볶음밥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뜨거운 철판에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볶음밥 한 숟갈, 오리탕 국물 한 모금 번갈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볶음밥까지 싹싹 비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오리 구이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다들 오리 구이를 맛있게 먹고 있더라고. 특히, 미나리를 추가해서 함께 구워 먹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생생집’, 사당역에서 오리고기가 생각날 때, 혼밥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깔끔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오리 요리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광주식 들깨 오리탕은 추운 날씨에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최고의 메뉴였다. 다음에는 꼭 오리 구이에 도전해봐야지!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따뜻한 오리탕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했다. 사당역 맛집에서 즐기는 혼밥의 행복, 사당에서 혼자 식사할 일이 있다면, ‘생생집’에 방문해서 오리 요리를 맛보는 걸 추천한다. 분명 만족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