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의 변신, 곡성에서 만나는 특별한 미실란 힐링 맛집

혼자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렘 반, 걱정 반이다. 특히 밥때가 되면 ‘혼밥’이라는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 남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즐기고 싶은데, 막상 식당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방문한 곡성의 “미실란”은 그런 걱정을 싹 잊게 해주는 곳이었다.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라니, 들어가기 전부터 호기심이 마구 샘솟았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를 외치며 미실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굽이굽이 시골길을 따라 차를 몰아 도착한 미실란은, 겉모습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회색 벽돌로 지어진 건물 외벽에는 큼지막하게 “미실란 씨앗의마을 CAFE & STORE”라고 적혀 있었다. 촌스러울 법한 폐교 건물이 세련된 감성 공간으로 탈바꿈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건물 앞에 놓인 작은 초록색 의자 두 개는 앙증맞은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미실란 외관
미실란의 깔끔한 외관, 간판 글씨체가 인상적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학교 운동장이었던 곳은 푸른 잔디밭으로 변신해 있었고,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드리워진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차를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문한 날은 아쉽게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였지만, 촉촉한 빗소리를 들으며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미실란 야외 테이블
넓은 잔디밭에 놓인 야외 테이블, 날씨 좋은 날에는 밖에서 차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카페 건물로 향하는 길에는 초록색 격자무늬 보도블록이 깔려 있었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오솔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건물 외벽에는 큼지막한 인물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아마도 미실란을 운영하는 부부의 모습인 듯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다.

카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높은 천장과 넓은 창문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졌고, 곳곳에 놓인 화분과 책들이 아늑한 느낌을 더했다. 혼자 앉기 좋은 창가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솔로 다이너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커피, 라떼, 차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빵, 떡볶이, 수육 등 식사 메뉴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곡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들이었다. 토란라떼, 새싹밀라떼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료들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고민 끝에 나는 미실란의 시그니처 메뉴인 곡물라떼와 유기농 흑미 치아바타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카페와 함께 운영되는 작은 서점 ‘들녘의 마음’이었다. 여행 관련 서적부터 아동 도서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미실란 서점
카페 내부에 위치한 서점, 다양한 책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주문한 곡물라떼와 치아바타가 나왔다. 곡물라떼는 뽀얀 우유 위에 곡물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치아바타는 따뜻하게 데워져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 나왔다. 곡물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니,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곡물 본연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치아바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흑미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었다.

미실란 음료와 빵
곡물라떼와 치아바타,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진 맛있는 메뉴들이다.

창밖을 바라보며 곡물라떼와 치아바타를 음미했다. 창밖에는 푸른 논밭이 펼쳐져 있었는데, 비가 내리는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게 느껴졌다. 가끔씩 두루미 같은 새들이 논밭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미실란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지역 농산물을 알리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메뉴에 사용되는 곡물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쌀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또한 카페 한쪽에서는 유기농 현미 그래놀라, 구운 채소 후레이크 등 건강한 간식거리도 판매하고 있었다.

미실란에서 판매하는 제품
유기농 현미 그래놀라, 구운 채소 후레이크 등 건강한 간식거리도 판매하고 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다. 음료에 대한 설명도 하나하나 자세하게 해주시고, 곡성 여행 정보도 알려주셨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미실란을 나설 수 있었다.

미실란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맛있는 음료와 건강한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공간이었다. 곡성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폐교의 특별한 변신을 경험하며,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실란에서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를 다시 한번 외치며, 다음 여행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미실란 외관
건물 외벽에 걸린 사진, 미실란을 운영하는 부부의 모습인 듯하다.
미실란 주차장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미실란 간판
미실란의 세련된 간판, 폐교 건물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미실란 건물 외관
폐교를 개조한 미실란 건물,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커튼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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