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오랜만에 포천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웬걸, 글쎄 20년 넘게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오리 맛집이 있다지 뭐예요. 이름하여 ‘고향나들이’. 친구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라, 깊이울유원지라는 예쁜 곳에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가는 길에 보니, 주변에도 오리고기 집들이 꽤 많던데, 희한하게 이 집만 북적북적,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게,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건물 하나가 떡 하니 버티고 있네요. 옛날 건물은 길 입구에 옹기종기 남아있고, 새로 지은 신관이 2층까지 훤칠하게 뻗어있어, 겉에서 보기에도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어요. 16년 전에 오리 한 마리에 1만 8천 원 하던 시절부터 다녔다는 단골 어르신 말씀에 따르면, 예전에는 ‘고향오리집’이었다는데, 상호가 바뀐 모양입니다. 그래도 맛과 양, 숯불은 그대로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신발 벗고 뜨끈한 방에 앉으니, 엉덩이가 절로 녹는 듯했어요. 메뉴판을 보니, 오리 한 마리가 85,000원. 예전에 비하면 가격이 꽤 올랐지만, 요즘 물가 생각하면 어쩔 수 없죠. 저희는 어른 넷에 아이 하나라, 오리 한 마리를 시켰습니다. 주문은 자리에서 받으시는데, 계산은 선불이라네요. 뭐, 이런 시스템도 나름 재미있네요.
잠시 기다리니, 숯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로가 들어오고,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이야,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집니다. 얇게 썬 감자, 샐러드, 짱아찌, 김치… 반찬 가짓수가 엄청 많은 건 아니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어요. 특히,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고추 장아찌는, 어찌나 입맛을 돋우던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상추도 어찌나 싱싱한지, 쌈 싸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고기가 나왔습니다! 큼지막한 접시에 얇게 저민 오리고기가 산처럼 쌓여 나오는데, 와,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고기 색깔도 어찌나 곱던지, 딱 봐도 신선함이 느껴졌어요. 얼른 숯불 위에 올려 지글지글 구워줍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니, 냄새만 맡아도 벌써부터 행복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노릇노릇하게 익은 오리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이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기름기는 쫙 빠지고, 쫄깃쫄깃한 식감은 그대로 살아있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더라고요.
상추에 오리고기 한 점 올리고, 쌈장 톡 찍어 마늘 하나 얹어 먹으니, 캬, 이 맛이야! 싱싱한 상추의 아삭함과 오리고기의 고소함, 쌈장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어요. 깻잎에 싸 먹어도 향긋하니 정말 맛있었답니다.

오리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직원분께서 솥밥을 가져다주시네요. 뚜껑을 여니,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찰진 밥이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었어요. 밥만 먹어도 꿀맛일 것 같은, 그런 밥 있잖아요. 밥을 그릇에 퍼놓고,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 바로 오리탕입니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오리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듯한 비주얼을 자랑했어요. 깻잎이 듬뿍 들어간 국물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오리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그런 깔끔한 맛이었어요.

밥 한 숟갈 크게 떠서 오리탕 국물에 푹 적셔 먹으니, 이야, 이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네요.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속을 확 풀어주는 게, 정말 최고였어요.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숭늉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배가 빵빵해졌습니다.
배도 부르겠다, 소화도 시킬 겸, 깊이울유원지 한 바퀴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니, 이야,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었어요. 유원지 안에 있는 로봇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고향나들이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한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사람들과 부딪힐 때도 있지만, 그런 북적거림마저 정겹게 느껴졌어요.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오리고기를 즐기니, 어릴 적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여기는 셀프 코너가 있어서, 야채나 반찬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았어요.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게요? 음식 남기지 않도록, 먹을 만큼만 가져다 드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어요.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주말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꽤 길다는 것. 그리고, 벨이 없어서 직원분들을 부르기가 조금 불편하다는 것. 하지만, 맛있는 오리고기 맛에 비하면, 이 정도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답니다.
참, 여기는 특이하게 고기를 다 안 먹으면 밥이랑 탕을 안 준다고 하네요. 탕에 밥 말아 먹고 싶은 분들은, 고기를 남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그리고, 예전에는 3인에 반 마리도 가능했는데, 이제는 무조건 한 마리를 시켜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고요.
포천에 오시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오리고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깊이울유원지에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고향나들이에서 맛있는 오리고기도 드시고,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 가세요!

아, 그리고, 여기 포장도 된다고 하니, 집에서 편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은 포장해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