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 잘 먹었다 소문이 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마치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켜 들었다. 오늘은 왠지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싶은 날. 포항 토박이 지인의 추천이 번뜩 떠올랐다. 용산식당 사장님께서 새롭게 차리신 ‘분청마루’. 32년 토박이가 인정한 제육볶음과 된장찌개라니, 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 정보인가! 망설임 없이 ‘분청마루’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차에 몸을 실었다.
퇴근 시간의 도로는 역시나 정체였다. 붉은빛 브레이크등의 행렬은 마치 멈춰버린 시간처럼 느껴지게 했다. 답답한 마음에 라디오를 켰지만, 흘러나오는 음악도 그다지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이럴 땐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는 것만큼 좋은 해결책도 없다. 곧 맛보게 될 된장찌개의 구수한 향과 제육볶음의 매콤한 향을 머릿속에 그리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드디어 ‘분청마루’에 도착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게를 바라보니, 기와지붕과 벽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외관이 눈에 띄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홀은 깔끔하고 넓어 보였다. 밖에서 보기에도 쾌적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기대감을 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활기찬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친절한 미소로 안내해 주시는 직원분 덕분에 기분 좋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역시나 눈에 띄는 메뉴는 된장찌개 정식과 제육볶음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된장찌개 정식과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콩나물무침,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멸치볶음, 신선함이 느껴지는 쌈 채소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 한 조각이었다. 된장찌개 정식에 고등어구이라니, 정말 푸짐한 구성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뚜껑을 여는 순간, 구수한 된장 향이 코를 찔렀다. 깊고 진한 향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바로 그 향이었다. 숟가락으로 찌개 안을 휘저어보니, 두부, 애호박, 양파 등 푸짐한 건더기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먼저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서 맛보았다. 깊고 진한 된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이었다. 밥 한 숟가락을 된장찌개에 푹 담가 한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뜨끈한 밥과 구수한 된장찌개의 조화는, 지친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듯했다.
이번에는 제육볶음을 맛볼 차례. 매콤한 양념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돼지고기와 양파, 파, 고추 등 신선한 채소들이 함께 볶아져 나왔다. 윤기가 흐르는 붉은 양념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제육볶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혀를 감쌌다. 돼지고기는 쫄깃하고 부드러웠고, 양념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쌈 채소에 밥과 제육볶음, 그리고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 싸서 먹으니, 입안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듯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 쫄깃한 돼지고기의 식감,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쌈을 싸 먹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고등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짭짤하게 간이 된 고등어는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고소한 풍미만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밥 한 공기를 더 시켜서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을 남김없이 해치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며,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아요.”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배부른 포만감과 함께 행복감이 밀려왔다. 오늘 저녁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포항에서 맛있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을 맛보고 싶다면, ‘분청마루’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용산식당 시절부터 이어져 온 사장님의 손맛은, 32년 포항 토박이도 인정한 진짜배기 맛이다. 다음에는 김치찌개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된장찌개 외에 다른 메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리뷰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의 조합이 완벽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고등어구이 또한 훌륭했다. 물론, 칼치찌개에 두부가 없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개인적인 취향 차이일 것이다. 다음 방문 때는 칼치찌개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분청마루’는 맛뿐만 아니라,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 또한 인상적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고,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만족스러웠다. 가족 외식이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포항에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하고 싶다면, ‘분청마루’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32년 경력의 사장님의 손맛이 담긴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은,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마시라, 진정한 맛집은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