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뒷골목에서 만난 뜻밖의 돼지곰탕, 신용산 ‘백옥’에서 맛보는 용산역 든든한 한 끼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 따뜻한 국물 요리가 간절해졌다. 신용산역 근처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돼지곰탕이라는 낯선 단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돼지국밥은 익숙하지만, 곰탕이라니. 묘한 궁금증이 일어, 이끌리듯 ‘백옥’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하이브 사옥 바로 뒤편, 번화한 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자리 잡은 백옥은 생각보다 훨씬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밖에서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 같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정갈한 인테리어에 감탄했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평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눈에 띄었는데, 능숙한 한국어로 주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서빙하는 직원분 중에도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춘 외국인이 있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맑고 투명한 곰탕 국물을 담은 숟가락
맑고 투명한 곰탕 국물은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돼지곰탕을 기본으로 열곰탕, 약곰탕 등 다양한 곰탕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곰탕 외에도 냉제육, 불꼬랑지, 배추만두, 녹두전 등 곁들임 메뉴도 눈길을 끌었다. 고민 끝에 맑고 깊은 맛이 궁금했던 돼지곰탕과, 이곳의 별미라는 배추만두를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탕이 눈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얇게 썰린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다진 양념과 송송 썰린 파가 얹어져 있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곰탕은 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돼지곰탕의 뽀얀 국물과 푸짐한 고기 고명
돼지곰탕의 뽀얀 국물과 푸짐한 고기 고명은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었다.

먼저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에 мигом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맑고 시원한 육수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사골 육수를 마시는 듯한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얇게 썰린 돼지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고소한 맛도 났다. 밥을 말아 국물과 함께 먹으니,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푸짐하게 담긴 곰탕과 깍두기
곰탕과 함께 제공되는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곰탕과 함께 나온 깍두기도 빼놓을 수 없다. 큼지막하게 썰린 깍두기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났다. 곰탕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깍두기 국물 또한 시원하고 칼칼해서 곰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곰탕과 배추만두가 함께 차려진 모습
곰탕과 배추만두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조합이었다.

기대했던 배추만두도 맛보았다. 얇은 배추 잎으로 감싸진 만두는 겉모습부터가 독특했다. 젓가락으로 집어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한 배추의 식감과 함께 만두 속의 풍성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만두 속은 돼지고기와 김치, 야채 등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훌륭했다. 특히 밀가루 만두피 대신 배추를 사용하여 소화도 잘 되는 느낌이었다. 곰탕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배추의 은은한 단맛과 곰탕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더욱 맛있었다.

배추만두의 단면
배추만두는 아삭한 배추와 촉촉한 만두 속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속이 든든하면서도 편안했다. 과식했다는 느낌 없이, 몸에 좋은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은 기분이었다. 계산대 옆에는 치실과 가글, 캔디까지 준비되어 있어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백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매콤한 맛이 궁금한 열곰탕과,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이라는 불꼬랑지를 꼭 먹어봐야겠다. 룸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푸짐하게 즐겨도 좋을 것 같다.

백옥에서 곰탕을 먹고 나오니, 어느새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뺨을 스쳤지만, 뱃속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용산역 근처에서 든든한 한 끼를 찾는다면, 백옥을 강력 추천한다. 깔끔하고 깊은 국물 맛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정갈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곳이다. 특히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뜨끈한 곰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보는 건 어떨까.

곰탕과 배추만두, 깍두기가 함께 차려진 푸짐한 한 상
곰탕과 배추만두, 깍두기는 추운 날씨에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돌아오는 길, 백옥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만족감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용산에는 맛집이 많지만, 백옥은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곰탕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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