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의천 따라 만나는 얼큰한 행복, 안양 옹기해장국에서 맛보는 고향의 맛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왠지 모르게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그런 날 있지요. 며칠 전부터 맘속으로 찜해둔 안양의 “옹기해장국” 집으로 핸들을 돌렸답니다. 학의천 따라 드라이브하는 기분도 얼마나 좋던지요. 드디어 도착한 옹기해장국! 큼지막한 붉은색 간판에 ‘Since 1990’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를 신뢰감을 줬어요. 간판에는 단체 예약 전화번호도 큼지막하게 적혀있으니, 여럿이 함께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차장이 넓어서 차를 대기도 수월했지요. 예전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불편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제는 걱정 없이 편하게 올 수 있겠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정겨웠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였지만, 다행히 좌식 테이블은 아니었어요.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밥 먹던 그런 푸근한 느낌이랄까요.

옹기해장국 식당 외부 모습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옹기해장국 외부 모습. 빨간 간판이 눈에 띈다.

메뉴판을 보니, 해장국, 선지국, 설렁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저는 단연 으뜸이라는 내장탕을 주문했습니다. 새벽 6시부터 장사를 시작한다니, 아침 일찍 해장하러 오는 손님들도 많을 것 같아요. 얼마나 맛있길래 새벽부터 사람들이 찾아올까,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부터 차려지는데,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땡초가 나왔습니다. 특히 깍두기가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던지! 탕이 나오기도 전에 젓가락이 계속 갔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장탕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습니다. 겉보기에도 양이 푸짐해 보이는 것이, ‘가격이 조금 비싼가?’ 했던 생각은 싹 사라졌습니다. 뚝배기 안에는 인삼, 파, 그리고 양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보통 다른 가게에서는 콩나물이나 우거지로 양을 불리는데, 여기는 정말 내장으로만 꽉 채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물은 고추기름 때문에 살짝 느끼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칼칼하면서도 진한 국물 맛이, 이야, 이거 완전 술안주로 딱이겠는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얼큰한 내장탕 비주얼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한 얼큰한 내장탕. 파가 듬뿍 올라가 더욱 먹음직스럽다.

내장탕과 함께 돌솥밥도 나왔습니다. 돌솥밥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았어요. 밥을 그릇에 퍼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났습니다.

밥을 한 숟갈 떠 먹으니, 정말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숭늉으로 만들어 먹으니, 구수함이 더해져 더욱 좋았지요. 역시 한국인은 밥심!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돌솥밥과 밑반찬
윤기가 흐르는 돌솥밥과 정갈한 밑반찬. 깍두기가 특히 맛있다.

내장탕 안에 있는 양은 정말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고, 질기지 않아서 씹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어요. 큼지막한 양을 와사비장에 콕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옹기해장국에서는 선지해장국을 시키면 맛보기로 내장탕이 나오는데, 이 내장탕 국물을 선지해장국에 넣어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선지해장국도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혼자서 밥을 먹으러 갔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맛있는 음식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조금 춥다는 손님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뜨거운 탕을 먹으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것보다는, 시원하게 먹는 게 더 좋더라구요.

내장탕과 곁들임
내장탕과 함께 나오는 땡초, 김치, 깍두기.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땡초가 특히 인기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사장님께서 어찌나 친절하시던지요. 맛있게 드셨냐고 물어보시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기분 좋게 배를 두드리며 가게를 나섰습니다.

옹기해장국은, 마치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 같은 곳이었어요.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분위기, 그리고 푸짐한 양과 깊은 맛은,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돌솥밥과 와사비장
돌솥밥에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와사비장에 양을 콕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직원분들이 손님들 뒷담화를 한다는 이야기도 하시던데, 저는 다행히 그런 경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탕 종류 외에 다른 메뉴들은 조금 평범하다는 의견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저에게는 내장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비가 오는 날에는, 옹기해장국에 들러 뜨끈한 내장탕 한 그릇 먹어야겠습니다. 그때는 소주도 한잔 곁들여야겠어요. 안양에서 맛있는 해장국집을 찾는다면, 옹기해장국에 한번 들러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푸짐한 양의 내장
내장탕 안에는 양이 정말 푸짐하게 들어있다.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질기지도 않아 먹기 좋다.

아, 그리고 혹시 아이와 함께 방문하시는 분들은 설렁탕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워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옹기해장국, 정말 안양 맛집으로 인정합니다!

설렁탕과 돌솥밥
뽀얀 국물이 인상적인 설렁탕.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내장탕 확대 사진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내장탕.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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