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공원의 고즈넉한 산책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붉게 물든 단풍잎들이 마지막 가을빛을 뽐내고, 시냇물 소리가 잔잔하게 귓가를 간지럽히는 풍경. 그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향긋한 커피 향이 코끝을 스쳤다. 이끌리듯 발길을 돌린 곳은,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디마네 커피 로스터스였다.
‘디마네’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여명’을 뜻한다고 했다. 이름처럼, 이곳은 어둠을 걷어내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는 곳이었다. 낡은 듯 멋스러운 건물의 외관은 마치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카페 앞을 흐르는 위천수는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내며 평화로운 풍경을 선사했고, 뒤로는 우뚝 솟은 산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앤티크 가구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낡은 찻잔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곳곳에 놓인 다육이와 식물들은 생기를 불어넣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더했다. 이미지 속 샹들리에 조명은 공간에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벽돌 벽은 빈티지한 매력을 발산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다는 커피는 그 향이 남달랐다. 코스타리카 원두를 베이스로 했다는 아메리카노는 산미와 다크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깊고 풍부한 맛을 선사했다. 묵직한 바디감은 커피의 여운을 더욱 길게 느껴지게 했다.
고민 끝에 나는 팥빙수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팥빙수 위에는 시나몬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팥은 직접 농사지은 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한 입 맛보니,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시나몬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팥의 깊은 맛은 시나몬 향과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만들어냈다. 팥이 너무 달지 않아 계속 먹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카페 내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사장님의 손길이 닿은 듯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구경하는 재미를 더했다. 앤티크 찻잔, 다육 식물, 그림 등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마치 작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섬세하게 가꿔진 정원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카페 앞뒤로 테라스가 있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다.

카페를 나서기 전, 팥빵과 소보로 팥빵을 포장했다. 팥이 맛있어서 자꾸만 손이 갔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빵 봉투에서 풍겨져 오는 달콤한 팥 향기는 다시금 디마네 커피 로스터스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디마네 커피 로스터스는 단순한 카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는 물론, 아름다운 풍경과 앤티크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사장님의 정성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나는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함양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줄까.
상림공원의 자연과 디마네 커피 로스터스의 향긋한 커피 향, 그리고 앤티크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함양 맛집에서의 시간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디마네 커피 로스터스, 그곳은 마치 꿈결 같은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