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 바로 옹치기통닭 방문이었다. 10년 전 출장길에 우연히 들렀던 이곳의 잊을 수 없는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라는 이야기에 살짝 걱정도 됐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았다. 혼밥이지만 괜찮아! 이 맛있는 닭 요리를 놓칠 순 없지.
도착하니 예전의 정겨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세련되고 깔끔한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현대적인 갤러리 같은 외관. 예전에는 마당에서 양념을 조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는데,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차를 댈 수 있었다. 건물 외벽은 붉은 벽돌과 회색 패널로 이루어져 있으며,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내부가 살짝 보인다.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옹치기’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예전에는 웨이팅이 없었던 것 같은데,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2시 30분부터 3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해야 한다. 입구에는 영업시간 안내와 함께 ‘CESCO Members’ 마크가 붙어 있어 위생에도 신경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혼자 온 터라 살짝 망설였지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혼밥 레벨이 +1 상승한 기분!
메뉴는 단 하나, 옹치기! 예전에는 옹치기라는 이름이 생소했는데, 이제는 청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듯하다. 옹치기는 간장으로 조려진 닭 요리인데, 찜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찜닭처럼 당면이나 야채가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닭고기만으로 승부를 보는 메뉴다.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혼자 왔으니 작은 사이즈(25,000원)로 주문했다. 매운맛도 선택할 수 있는데, 예전에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 살짝 매운맛으로 부탁드렸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붉은 벽돌로 포인트를 준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옹치기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옹골차다’라는 경상도 사투리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KBS 스펀지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하니, 꽤나 유명한 맛집인 듯.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옹치기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고기 위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고, 풋고추와 홍고추가 앙증맞게 올라가 있었다. 간장 향이 코를 찌르면서 식욕을 자극했다.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젓가락을 들고 닭고기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아, 이 맛이야!”
10년 전 그 맛 그대로였다. 닭고기는 정말 부드러웠고,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간장 양념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했고, 살짝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줬다. 이 모든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냈다. 옹치기는 찜닭과는 다르게 찌는 대신 졸이는 방식으로 요리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닭고기 속까지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었고, 겉은 쫄깃하면서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했다.

옹치기는 밥도둑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흰쌀밥 위에 닭고기를 올려 한 입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곧바로 한 공기를 더 주문했다. 혼자서 두 공기를 뚝딱 해치우다니, 정말 대단한 밥도둑이다.
살짝 매운맛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서 맵찔이인 나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깔끔하게 매운맛이 입안을 감돌면서, 묘하게 중독성을 자아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접시 바닥에 간장 양념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이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을까! 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양념에 슥슥 비벼 먹으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혼자서 옹치기 작은 사이즈를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닭 뼈만 앙상하게 남은 접시를 보니,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오늘도 혼밥 성공!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산대 옆에는 옹치기를 택배로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서울에는 체인점이 없다고 하던데, 택배로 주문해서 집에서도 옹치기를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가게를 나서면서, 리모델링된 옹치기통닭의 모습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예전의 정겨운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변하지 않은 맛이 가장 중요하니까. 다음 청도 방문 때도 옹치기통닭은 무조건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옹치기통닭에서 맛본 닭 요리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서울에 돌아가면 택배로 주문해서 가족들과 함께 먹어야겠다. 청도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니, 걱정 말고 방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