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이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향한 곳은 광화문 교보문고 바로 옆 건물 1층에 자리한 “Four B”. 평소 베이글이 맛있다는 이야길 많이 들어서 궁금했는데, 왠지 모르게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달콤한 게 당기는 날, 용기를 내어 혼자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문을 열자마자 시선을 강탈하는 건 다름 아닌 거대한 헐크버스터 피규어였다. 붉은색과 금색의 조합이 웅장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귀여운 느낌도 준다. 혼자 온 손님들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려는 배려일까? 묵직한 갑옷을 입은 헐크버스터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히어로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 왠지 모르게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통유리창 덕분에 햇살이 가득 들어와 따뜻한 분위기였다. 천장에는 검은색으로 마감된 층고가 높게 뻗어 있어 개방감을 더했고, 레일 조명이 은은하게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평일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테이블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 좌석은 이미 만석이었다. 역시, 나 같은 혼밥족들이 많구나.
메뉴를 살펴보니, 역시 베이글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이 눈에 띄었다. 플레인, 어니언, 시나몬 레이즌 등 기본적인 베이글부터 잠봉뵈르, 샌드위치까지. 베이글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가격은 플레인 베이글이 2,600원, 다른 베이글은 3,200원에서 4,800원 선. 음료 메뉴도 커피, 라떼, 에이드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원래는 잠봉뵈르 베이글을 먹어볼까 했는데, 아쉽게도 저녁 7시쯤 되니 오리지널 베이글 외에는 종류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역시 베이글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수 없이, 플레인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달콤한 게 계속 당기는 거다. 그래서 결국 브라우니도 하나 추가했다. 오늘은 정말이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날이다.
주문을 하고 진동벨을 받아 들고 기다리는 동안, 매장 안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하얀색 벽돌로 마감된 벽면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고, 곳곳에 놓인 화분들이 싱그러움을 더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은 따뜻한 색감으로 공간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오히려 편안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메뉴를 받아왔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플레인 베이글, 그리고 초콜릿 브라우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조합이다. 플레인 베이글은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담백한 맛이 아메리카노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이 초콜릿 브라우니였다.

따뜻하게 데워져 나온 브라우니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진한 초콜릿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크림에 찍어 먹으니, 브라우니의 풍미가 한층 더 깊어졌다. 이 집, 베이글 맛집인 줄 알았는데, 브라우니 맛집이었네!

혼자 왔지만, 헐크버스터와 함께 브라우니를 먹으니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을 위한 달콤한 시간을 만끽하는 기분이었다. 브라우니 한 조각에, 오늘 하루 힘들었던 일들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최고의 위로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브라우니도 꼭 먹어봐야겠다. 바닐라 브라우니도 맛있다고 하던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매장 의자가 조금 불편하다는 것. 오래 앉아 있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맛있는 브라우니와 친절한 직원분들 덕분에 그런 불편함은 금세 잊혀졌다.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많아 붐빈다고 하니, 혼자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도 Four B에서 혼밥 제대로 즐겼다. 헐크버스터 옆에서 먹는 브라우니는 정말 꿀맛이었다. 광화문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Four B를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