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도 웨이팅도 두렵지 않은 공덕 마포 맛집, 인생 곱창 “곱”에서 찾다

퇴근 시간, 텅 빈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겨우 돌려 마포역으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곱창이 어찌나 당기던지, 혼자라도 꼭 먹어야겠다는 의지가 활활 불타올랐다. 마포에는 워낙 유명한 곱창집들이 많지만,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곱’. 전참시, 백반기행, 블루리본 등 숱한 방송에 소개된 곳이라니, 이 정도면 맛은 보장된 셈 아닌가?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조차 살짝 긴장될 만큼 웨이팅이 악명 높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마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멀리서부터 ‘곱’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젠장, 역시 웨이팅인가…’ 체념하려던 찰나, 1인 손님은 바 자리에 안내해준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역시 혼밥의 장점이 이런 데서 드러나는 건가.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카운터석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밥러에게 이런 융통성을 발휘해주는 곳, 일단 합격점이다.

곱 간판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곱” 간판.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은 살짝 좁은 편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라 혼자 온 내가 어색하게 느껴질 틈은 없었다. 오히려 다들 곱창 맛에 심취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혼밥러에게는 오히려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더 편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니까!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놓인 곱창 냄새 가득한 불판이 식욕을 자극했다. 천장에는 둥근 전구들이 매달려 있어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했다.

메뉴판을 정독한 끝에, 나의 선택은 마늘곱창 1인분. 곱창에 마늘이라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게다가 ‘곱’에서는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다는 사실! 혼밥족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가격은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이왕 마음먹고 온 거 후회는 남기지 않기로 했다. 직원분께서는 친절하게 메뉴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주문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들이 테이블에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파김치, 김치찌개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월화농장에서 직접 재배했다는 대파김치는 큼지막한 대파가 통째로 들어있어 시선을 강탈했다. 곱창이 나오기도 전에, 김치찌개에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울 뻔했다.

김치찌개
기본으로 제공되는 칼칼한 김치찌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늘곱창이 등장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코를 찌르는 마늘 향이 식욕을 폭발시켰다. 곱창 위에는 다진 마늘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떡과 감자도 함께 구워져 나왔다. 이미 다 조리되어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특히 곱창은 구워 먹기 까다로운 음식인데, 이렇게 완벽하게 구워져 나오니 얼마나 편한가.

젓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곱창 하나를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곱창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망설임 없이 입속으로 직행!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곱과 알싸한 마늘 향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쫄깃쫄깃한 식감도 예술이었고, 곱창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곱’에 열광하는구나, 단번에 이해가 됐다.

마늘곱창
윤기가 좔좔 흐르는 마늘곱창의 자태.

곱창을 먹는 중간중간, 기본 반찬들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대파김치는 구워서 곱창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큼지막한 대파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쉴 새 없이 입으로 들어갔다. 콩나물무침도 아삭아삭하니 맛있었고, 칼칼한 김치찌개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곱창과 대파김치
구운 대파김치와 곱창의 환상적인 조합.

어느 정도 곱창을 먹고 나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고민 끝에 김치말이국수를 추가로 주문했다. 시원한 국물에 김치와 국수가 어우러진 김치말이국수는 곱창의 느끼함을 씻어주는 데 제격이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국물을 들이켜니, 온몸이 짜릿해지는 기분이었다.

김치말이국수
시원한 김치말이국수로 입가심.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었다. 직원분께서 직접 불판에 볶아주시는 볶음밥은 그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김가루와 참기름이 듬뿍 뿌려진 볶음밥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나의 식욕을 다시 한번 자극했다. 볶음밥 한 숟갈을 입에 넣으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볶음밥은 배가 부른데도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볶음밥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렇게, 마늘곱창 1인분, 김치말이국수, 볶음밥까지 완벽하게 클리어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외로움은 사치일 뿐! ‘곱’에서의 혼밥은 대성공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어느새 웨이팅 줄은 더욱 길어져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곱’은 혼밥족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카운터석도 마련되어 있어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직원분들도 친절했고, 음식 맛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다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라는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맛있는 곱창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마포에서 혼자 밥 먹을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곱’을 추천하고 싶다. 웨이팅이 두렵다면 오픈 시간을 노리거나, 나처럼 혼밥 찬스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모둠구이와 대창도 맛봐야겠다. 그때는 대파김치를 더 많이 먹을 수 있겠지? 곱창 맛집 불모지인 내 동네에도 이런 곳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옷에 밴 곱창 냄새가 왠지 모르게 뿌듯하게 느껴졌다. 오늘 하루도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했으니, 내일도 힘내서 살아갈 수 있겠지?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다. 마포 맛집 ‘곱’, 앞으로 나의 단골집으로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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