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나는 종종 혼자 무주행 버스에 몸을 싣곤 한다. 이번에는 특별한 목적지가 있었다. 몇 년 전, 깊은 인상을 받았던 오리 찰흙구이 전문점, ‘미향’이었다. 그때 그 찰흙구이의 깊은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았지만, 오늘은 혼밥이니까 조금 가벼운 메뉴로 즐겨볼 생각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즉흥적인 결정 아니겠어?
버스에서 내려 미향으로 향하는 길, 맑은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무주 미향’이라는 글자가 정겹게 느껴졌다. 예전에 왔을 때는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현수막도 보였다. ‘오리 찰흙구이, 능이 백숙’… 다음에는 꼭 능이 백숙에도 도전해봐야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혼자 앉기에도 부담 없는 좌석들이 눈에 띄었다.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듯한 메시지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는데, 그 모습에서 이곳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 오늘도 혼밥 성공이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예전에 먹었던 오리 찰흙구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니, 오늘은 다른 메뉴를 탐색해보기로 했다. 곰탕 옹심이, 오리 버섯 전골… 고민 끝에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돈까스’였다.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왔을 때 돈까스를 먹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돈까스 맛집의 기운이 느껴졌달까? 그리고 들깨 칼국수도 놓칠 수 없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었으니까!

드디어 돈까스가 나왔다. 접시를 가득 채운 돈까스의 웅장한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져 있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돈까스 옆에는 양배추 샐러드와 머스타드 소스, 그리고 앙증맞은 밥 한 덩이가 함께 놓여 있었다. 샐러드 위에는 마요네즈와 겨자 소스가 예쁘게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마치 어린 시절 경양식집에서 먹던 추억의 돈까스 같은 비주얼이었다.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겉은 상상 이상으로 바삭했고, 속은 촉촉한 돼지고기의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는데, 느끼함은 전혀 없이 돈까스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돈까스 전문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돈까스와 함께 나온 양배추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아삭했다. 마요네즈와 겨자 소스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상큼하게 만들어 줬다. 밥은 흑미가 살짝 섞여 있어 더욱 고소하고 맛있었다. 돈까스, 샐러드, 밥… 이 세 가지 조합은 정말 완벽했다.
돈까스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들깨 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에 부추로 색을 낸 초록색 면이 인상적이었다. 들깨의 고소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들깨의 고소함과 부추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칼국수 면은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웠다. 면발에 국물이 잘 배어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칼국수 안에는 감자와 호박 등 다양한 채소들이 들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정말 든든했다.

혼자 왔지만, 나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며, 잠시나마 세상의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무주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었다.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은, 나에게 온전한 휴식을 선물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미향에서의 혼밥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돈까스는 기대 이상의 맛이었고, 들깨 칼국수는 든든하게 배를 채워줬다. 무엇보다,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무주에 혼자 여행을 간다면, 미향에 들러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리 찰흙구이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으니 분명 만족하실 것이다. 무주구천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잘 보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 이 모든 것이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무주, 그리고 미향…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다. 다음에 또 올게!

미향에서는 오리 바베큐를 주문하면 들깨 수제비를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한다. 수제비는 부추로 만들어 초록색을 띈다고 하니, 다음에는 오리 바베큐를 먹고 꼭 맛봐야겠다. 그리고 능이 백숙 국물은 계속 리필이 가능하다니, 국물 러버인 나에게는 최고의 메뉴가 아닐 수 없다. 관광지라서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이지만, 그만큼 맛과 서비스는 훌륭하다. 돈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미향은 무주 맛집으로 인정! 혼자 와도 좋고, 가족과 함께 와도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누구와 함께 올까?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행복을 찾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