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우육면! 오늘은 그 우육면을 찾아 혼자 훌쩍 노원 맛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바로 노원역 근처에 위치한 ‘위안바오’. 대만 음식 전문점이라는 간판이 나를 설레게 했다. 혼밥은 이제 일상, 오늘도 혼밥 맛집 탐험에 나선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몇 걸음 걷자, 눈에 익은 초록색 간판이 나타났다. 흰색 글씨로 쓰여진 ‘위안바오’라는 상호가 정겹게 느껴진다. 가게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나는 바(Bar) 테이블에 자리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남아있다는 기분 좋은 소식!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 이 정도 웨이팅은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언제나 행운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4인용 3개, 2인용 2개, 그리고 내가 앉을 바 테이블 3석이 전부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인지 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대만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덕분에 잠시나마 대만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벽에는 셰프님들의 화려한 경력이 적혀있어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정독했다. 우육탕면, 탄탄면, 소룡포, 갈비튀김 볶음밥 등 다양한 대만 음식들이 나를 유혹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우육탕면과, 왠지 모르게 끌리는 가지 새우소 딤섬을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맛있는 음식을 포기할 수는 없지!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봤다. 은은한 조명 아래, 대만 팝 음악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더했다. 튀김 냄새도 솔솔 풍겨와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육탕면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큼지막한 고기, 스지, 청경채가 듬뿍 올라가 있었다. 면은 쫄깃쫄깃한 중화면을 사용한 듯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캬~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하고 얼큰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마라탕에서 마라 대신 고추기름을 넣은 듯한 맛이라고 할까? 흔히 먹던 우육면과는 조금 다른, 한국인 입맛에 맞춘 퓨전 스타일 같았다.
면발도 쫄깃하고 탱글탱글해서 식감이 좋았다. 면이 너무 길면 먹기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워낙 면을 좋아해서 그런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길쭉한 면을 후루룩 흡입하는 재미가 있었다. 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마치 동파육처럼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스지는 쫄깃쫄깃해서 씹는 맛이 있었다. 우육탕면 한 그릇에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청경채는 아삭아삭하고 신선했다. 큼지막한 크기로 썰어져 나와서, 가위로 잘라 먹어야 하는 점은 조금 불편했지만,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어주는 사장님의 인심에 감사했다. 진한 국물과 아삭한 청경채의 조화가 훌륭했다.
우육탕면을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을 때, 가지 새우소 딤섬이 나왔다. 나무 찜기에 담겨 나온 딤섬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딤섬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소스가 뿌려져 있었고, 송송 썰린 파가 톡톡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딤섬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한 튀김옷이 감싸고 있었고, 안에는 촉촉한 가지와 탱글탱글한 새우가 가득 차 있었다. 가지의 부드러움과 새우의 탱글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딤섬 위에 뿌려진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어서, 딤섬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왜 이 딤섬이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알 것 같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 덕분에 오히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혼자 와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들 나처럼 혼밥에 익숙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혼자 왔다고 해서 눈치 주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주차는 건물 뒤편에 가능하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에 주차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화장실은 식당 내부에 없고, 건물 밖으로 나가서 상가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탄탄면과 갈비튀김 볶음밥을 먹어봐야겠다. 탄탄면은 땅콩 소스가 듬뿍 들어간 고소한 맛이라고 하니, 왠지 내 입맛에 딱 맞을 것 같다. 갈비튀김 볶음밥은 대만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대만 여행을 그리워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다.
‘위안바오’에서의 혼밥은 대성공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노원역 근처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위안바오’를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도 혼밥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