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후, 왠지 모르게 기름진 음식이 당기는 날이었다. 혼자 살다 보니 누가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결국 내 발로 맛집을 찾아 나서야 한다. 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소곱창을 먹기로 결심!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은 별내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배곱파 소곱창”이었다. ‘혼밥’이라는 단어와는 다소 거리가 먼 메뉴일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문을 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은 곱창으로 위로받는 날이니까.
매장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해서 혼자 온 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벽 한쪽에는 옷을 보관할 수 있는 옷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곱창 냄새가 옷에 배는 걸 싫어하는 나에게는 아주 맘에 드는 센스였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배려일까? 카운터 석은 따로 없었지만,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맞이해주셔서 첫인상부터 합격점이었다.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니, 소곱창, 대창, 막창 등 다양한 부위는 물론 모듬구이도 있었다. 혼자 왔으니,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모듬구이를 시킬까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은 곱창에 집중하고 싶었다. 결국 소곱창 1인분을 주문했다. 혼자 와서 1인분만 시키는 게 조금 죄송스러웠지만, “1인분도 당연히 가능합니다!”라는 쿨한 대답에 안심했다. 역시, 혼밥하기 좋은 곳은 이런 사소한 배려에서부터 다르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우기 시작했다. 깻잎 장아찌, 볶음김치, 양파 장아찌, 부추무침 등 곱창과 곁들여 먹기 좋은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순두부찌개였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곱창이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순두부찌개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곱창이 등장했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 초벌구이 된 곱창과 함께 콩나물, 숙주, 팽이버섯, 양파, 그리고 이 집만의 특별한 비법인 세발나물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곱창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있었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린 새송이버섯에는 “배곱파”라는 상호가 새겨져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직원분께서 직접 곱창을 구워주셨다. 능숙한 솜씨로 곱창을 뒤집고 자르며,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오마카세를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곱창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에 콩나물과 숙주를 함께 구워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꿀팁도 전수받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곱창 맛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잘 익은 곱창 한 점을 집어 특제 소스에 콕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고소한 곱이 팡팡 터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곱창 맛에 감탄했다. 왜 사람들이 “배곱파, 배곱파”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신선한 곱창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버터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곱창과 함께 구워진 콩나물, 숙주, 세발나물도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특히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세발나물은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깻잎 장아찌에 곱창과 세발나물을 함께 싸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끊임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혼자 왔으니, 술은 자제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주문해 곱창과 함께 들이키니,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역시, 곱창에는 맥주가 진리다. 혼자 조용히 곱창을 음미하며 맥주를 마시는 시간은, 그 어떤 호사보다 값진 힐링이었다.
어느덧 곱창을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곱창 기름에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마무리 코스다. 직원분께서 남은 곱창과 야채를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아주셨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고소한 풍미를 더하고, 마지막에는 계란후라이까지 톡 올려주셨다.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곱창 기름에 볶아진 밥은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넘쳤고, 톡톡 터지는 김가루와 부드러운 계란후라이의 조화는 완벽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비로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왠지 모르게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인사에,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오늘, 별내에서 인생 곱창 맛집을 발견했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맛있는 곱창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앞으로 소곱창이 땡기는 날에는, 주저 없이 “배곱파 소곱창”을 찾을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곱창이 있으니까.
돌아오는 길, 곱창 냄새가 밴 옷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냄새였다. 마치 맛있는 추억을 담고 있는 듯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별내 맛집 탐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