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얼큰하고 뜨끈한 김치찌개가 땡기는 날. 혼자 느긋하게 밥 한 끼 먹고 싶어서,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영통의 ‘끝탄왕’으로 향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보도 아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맛만큼이나 편안한 분위기. 혼자 밥 먹는다고 눈치 주는 곳은 딱 질색이니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낡은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은 손글씨 메뉴판이 마치 어릴 적 동네 식당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혼자 온 손님도 꽤 있어서 안심. 카운터석은 없었지만,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다. 오히려 좋아! 혼밥러에게 넓은 테이블은 자유를 의미하니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김치찌개, 동태찌개, 김치닭볶음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당연히 김치찌개. 혼자 왔으니 1인분만 주문할 수 있는지 조심스레 여쭤봤는데,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셨다. 역시, 혼밥 성지다운 면모! 게다가 가격도 너무 착하다. 요즘 물가에 이런 가격이라니, 정말 혜자스럽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이 세팅됐다.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김치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보리차가 담긴 물통이 눈에 띄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마시던 바로 그 보리차!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치찌개가 등장했다. 큼지막한 양푼 냄비에 담겨 나온 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푹 익은 김치와 두툼한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었고, 파와 팽이버섯이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하고 깊은 김치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백채김치찌개나 배부장 김치찌개보다 훨씬 자극적인 맛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졌다. 밥 위에 김치찌개 국물을 듬뿍 넣어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푹 익은 김치는 입에서 살살 녹았다. 두부도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푸짐함을 더했다. 솔직히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지만, 멈출 수 없는 맛에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였다.

옆 테이블을 보니, 다들 계란말이와 스팸 계란 프라이를 시켜 먹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후기를 দেখে, 나도 모르게 계란말이를 추가 주문했다. 잠시 후, 따끈따끈한 계란말이가 나왔다.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계란말이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특히, 김치찌개 국물에 찍어 먹으니, 매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더욱 맛있었다.
혼자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깨끗하게 비웠다. 배가 너무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역시, 혼밥도 잘 먹어야 한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은 메뉴판에 ‘밥 한 공기 1,000원’이라고 적혀 있지 않았다. 밥은 당연히 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맛있는 김치찌개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었으니, 밥값 1,000원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리뷰들을 보니 고기 양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날은 라면사리를 서비스로 주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안 주기도 한다고… 하지만, 나는 워낙 푸짐하게 먹어서 고기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라면사리는 다음에 가면 꼭 서비스로 받아야지!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으니까.

결론적으로, 영통 ‘끝탄왕’은 혼밥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김치찌개를 즐길 수 있고,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물론, 서비스나 맛에 약간의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다음에 또 김치찌개가 땡길 때, 망설임 없이 ‘끝탄왕’으로 향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밥 꿀팁:
* 혼자 방문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
* 김치찌개 1인분 주문 가능
* 계란말이, 스팸 계란 프라이 등 저렴하고 맛있는 사이드 메뉴 강추
* 보리차로 입가심하면 더욱 깔끔한 마무리
총평:
* 맛: ★★★★☆ (자극적인 김치찌개 맛, 밥도둑!)
* 가격: ★★★★★ (가성비 최고!)
* 분위기: ★★★★☆ (정겹고 편안한 노포 분위기)
* 혼밥 지수: ★★★★★ (혼밥러에게 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