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길, 꼬르륵 울리는 배꼽시계는 어쩔 수 없나 보다. 혼자 떠나는 길이지만, 맛있는 건 포기할 수 없지! 오늘은 전북 임실에서 제대로 된 맛집을 찾아 혼밥 미션을 수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슬기탕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려 그곳으로 향했다. 간판에 쓰인 ‘다슬기’ 세 글자가 어찌나 반갑던지.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
진안으로 향하는 길, 좁다란 길가에 자리 잡은 식당은 한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일 거라는 기대감이 솟아올랐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평범한 듯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하고, 혼자 앉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역시, 혼밥 레벨 99인 나에게 이 정도는 껌이지.

메뉴판을 스캔하니, 역시 메인 메뉴는 다슬기탕! 다슬기수제비탕도 있었지만, 오늘은 깔끔한 국물 맛을 느끼고 싶어 다슬기탕을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따뜻한 숭늉이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숭늉 한 모금은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후루룩, 뱃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슬기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짙은 녹색의 부추가 듬뿍 올라가 더욱 신선해 보였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숨어있던 다슬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뽀얀 국물 위로 떠오르는 다슬기들의 모습은 마치 보석 같았다.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맛보니, 진하고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텁텁함 없이 깔끔한 국물은 정말 최고였다. 다슬기의 향긋함과 시원함이 어우러져, 마치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한 느낌이었다. 해장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마신 술이 싹 내려가는 기분!
함께 나온 조밥도 정말 별미였다. 찰진 조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다슬기탕에 말아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톡톡 터지는 조의 식감과 부드러운 다슬기 국물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다슬기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등 소박한 반찬들은 집밥을 먹는 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해줬다.
다슬기탕 안에는 수제비도 들어있었다. 쫄깃한 수제비는 씹는 재미를 더했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깔끔한 국물에 쫄깃한 수제비, 그리고 향긋한 다슬기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다슬기탕 한 그릇을 비우니, 뱃속이 든든해졌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힐링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식당 앞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다. 텃밭에는 싱싱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직접 키운 채소로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 더욱 믿음이 갔다. 자연과 함께하는 식당이라는 느낌이 들어 더욱 좋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슬기의 양이 조금 적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물 맛은 정말 훌륭했기에, 다음에는 다슬기를 더 많이 넣어달라고 부탁해야겠다. 그리고 일부 손님들에게 불친절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 임실에 출장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땐 김치찌개나 제육볶음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자 와도 전혀 부담 없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니까.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이지. 임실에서 만난 다슬기탕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 같이 즐겨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