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레이더를 풀가동하며 점심 먹을 곳을 물색하던 중,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발견했다. 구미 3공단,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맛집’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 곳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식당, 풍원식당을 찾아 나섰다. 공구상가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살짝 헤맬 각오를 하고 길을 나섰다. 혼밥은 익숙하지만, 숨겨진 맛집 찾기는 언제나 설레는 일이니까.
공구상가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풍원식당을 찾아 지하로 향했다.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후기처럼, ‘여기가 맞나?’ 싶은 순간, 붓글씨로 정갈하게 쓰여진 ‘풍원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숨은 고수를 찾아 떠나는 무협지 주인공이 된 기분이랄까? 낡은 듯 정감 있는 외관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since 1996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걸 보니 꽤 오래된 맛집인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혼자 온 손님보다는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보였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 이 정도 북적거림은 오히려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혼자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정독했다.
메뉴는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두루치기 등 익숙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볶음류와 찌개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혼자 왔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사실,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메뉴가 많은 곳은 혼밥족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니까.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풍원식당의 대표 메뉴라는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찌개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고민 끝에 김치찌개로 결정!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 담긴 반찬들과 김치찌개, 그리고 메인 메뉴인 제육볶음까지. 7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었다. 마치 집밥을 먹는 듯한 따뜻한 느낌이랄까?

먼저 김치찌개부터 한 입 맛봤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군대에서 먹던 김치찌개 맛과 비슷하다고 할까? 묘하게 향수를 자극하는 맛이었다. 뚝배기 안에는 두부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육볶음 차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제육볶음 위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한 입 먹어보니,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고기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식감 또한 훌륭했다. 특히, 양념이 과하지 않아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풍원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푸짐한 밑반찬이다. 계란말이, 쥐포, 김치, 나물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따뜻하게 갓 구워져 나온 계란말이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혹시나 해서 계란말이 더 달라고 말씀드리니, 인심 좋게 한 접시 더 내어주셨다. (물론, 염치상 두 접시만 먹었다.)
쌈 채소도 푸짐하게 제공된다는 점이 좋았다. 싱싱한 상추에 제육볶음과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쌈 채소와 함께 제공된 마늘을 곁들여 먹으니, 알싸한 마늘 향이 제육볶음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정신없이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번갈아 가며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공깃밥 추가는 무료라고 적혀 있었지만, 워낙 푸짐한 양 덕분에 추가는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밥이 무한리필이었다고 한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밥에 제육볶음 양념을 쓱쓱 비벼 마지막 한 입까지 깔끔하게 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인 할머니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따뜻한 인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계산을 하던 중, 아들이 공깃밥 추가 요금을 받으려고 하자, “인심 좋게 그냥 줘!” 라며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푸근한 인심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풍원식당에서의 혼밥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나만의 인생 맛집을 찾았다는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풍원식당은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이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집밥처럼 푸근한 맛은 혼밥의 외로움을 잊게 해준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풍원식당이 있으니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당 위치가 지하에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숨겨진 보석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방문한다면, 충분히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차는 공구상가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음에는 오징어볶음과 된장찌개 조합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보니, 그것 또한 정말 맛있어 보였다. 풍원식당, 앞으로 나의 혼밥 단골집으로 찜! 구미 3공단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